그동안 사운드카드의 보조장치로 인식, 서자 대접을 받아온 CD롬 드라이브가 올들어서는 멀티PC의 핵심장비로서 제자리를 잡은 해로 기록되고 있다.
장당 1만원에 불과한 CD 한장에 3백쪽 짜리 책 1천권 분량의 방대한 정보를 수록할 수 있어 차세대 본격 보조 기록매체로 곽광받고 있는 CD롬을 구동하는 CD롬 드라이브는 그동안 관련 소프트웨어의 부족으로 제역할을 하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이에따라 CD롬 드라이브는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기 보다는 사운드카드업체 들이 자사 멀티미어 업그레이드 카드를 보급하기 위한 보조장비로서의 역할 에 만족해야만 했다.
결국 지난해 말까지 국내에 보급된 CD롬 드라이브는 고작 5만여대 남짓했다.
그러나올해부터 상황은 급격히 변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사운드는 물론 동영상을 구현하는 멀티PC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CD롬 드라이브는 멀티PC의 핵심장비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게된 것이다.
이러한 인식전환과 더불어 멀티PC의 수요 증대에 힘입어 올해 국내에 보급된 CD롬 드라이브는 20만대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보급대수 5만대 의 무려 4배 정도에 달하는 규모이며 올해 보급된 PC를 1백여만대로 계산할 경우 5대중 1대는 CD롬 드라이브가 장착됐다고 할 수 있다.
또 최근들어서는 PC 대기업은 물론 중소 PC업체들까지 신제품에 CD롬 드라이 브를 기본적으로 장착, CD롬 드라이브가 PC의 기본 구성품화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따라 올해를 국내 CD롬 드라이브 시장의 "대중화 원년"으로 보는 것도별 무리가 없을 듯하다.
CD롬 드라이브의 수요 확대와 더불어 국내업체의 참여가 활발해 지고 CD롬 드라이브의 기술 진보가 본격화된 것도 올해 특기할 만한 사항이다.
우선 그동안 국내 CD롬 드라이브 시장은 소니, 마쓰시타, 미쓰미, NEC, 도시 바등 일본업체와 필립스, TEAC, 크리에이티브등 외국업체가 주도해 왔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이들 외국 업체라기보다는 이를 수입, 공급해온 사운드카드및 수입상들이 시장을 주도해왔다고 볼 수 있다.
이들 수입상및 사운드카드업체들은 경쟁이 심한 사운드카드의 매출을 늘리기 위해 CD롬 드라이브를 수입원가에 판매, CD롬 드라이브 가격을 10만원대로 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그만큼 대중화길을 부채질 했다고 평가할 수있다. CD롬 드라이브의 가격인하는 보급 확대에 기여를 했지만 국내업체의 참여를 주저케하는 부작용도 낳았다.
90년대 초부터 CD롬 드라이브를 생산해온 금성사가 지난해까지 미국및 유럽 에 수출하는데 주력하고 국내 시장 진입은 탐색하는 수준에 머문 것을 비롯삼성전자 동일기연도 본격생산을 늦추고있다.
가격 측면에서의 불리한 여건으로 국내 시장 진입을 주저해온 국내 업체들은 올해부터 수요증가를 고려할 때 더이상의 망설임은 아예 시장진입 기회를 상실할 요인이 될수도 있다는 판단하에 내수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성사가 월생산 32만대 수준의 CD롬 생산라인을 설치한 것을 비롯 동일기연 BTC코리아가 연산 5만대 수준의 생산설비를 구축중에 있으며 삼성전자도 올해 3백50억원을 투입, CD롬 드라이브 생산을 본격화하고있다.
국내업체들은 시장진입의 장애요소로 등장한 가격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CD롬 드라이브와 주변장치와의 연결방식인 인터페이스를 기존 AT방식보다 획기적 으로 개선한 확장 IDE방식을 채택했다.
또 이와병행 동영상을 구현하는데 긴요한 정보처리속도를 기존 2배속 제품보다 2배이상 높인 4배속 제품으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확장 IDE방식의 4배속제품은 일본등 선진국업체들도 이제 시제품을 내놓고있는 단계라 국내업체가 동일 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는 기회라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다시말해 CD롬 드라이브의 대중화 시대를 여는데 결정적인 역할의 해온 AT방 식의 2배속 제품은 올해말로 확장 IDE방식의 4배속 제품에게 주력제품으로서 의 자리를 내주고 니치품목으로 전락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