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와 브라운관으로 대표되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세계경기 호황에 따른높은 외형성장이 올해에도 지속됐다.
올해 디스플레이 산업은 *브라운관의 유례 없는 2년 연속 호황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을 겨냥한 대규모 해외 투자 *차세대 핵심 소재인 TFT-LCD(액정 박막 트랜지스터 디스플레이) 양산 기반 조성등이 대체적인 특징이다. 브라운관의 경우 생산.수출이 모두 큰폭으로 늘어나 4년째 두자리 수 성장을계속했다. 국내업계가 전략 품목으로 육성하고 있는 LCD 역시 국내외 수요 증가 라는 순풍을 타고 생산이 큰 폭의 증가를 보였고 삼성.금성.현대등 재벌3사 가 자존심을 걸고 경쟁하고 있는 TFT제품도 본궤도에 올랐다.
올해 국내 브라운관 생산량은 TV용 CPT와 모니터용 CDT를 합해 4천만대를 훨씬 넘어섰다. 지난해에 비해 평균 20%가 늘어난 수치다. 이같은 현상은 주요업체들의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더욱 명확해 진다.
최대업체인 삼성전관은 올해 1조6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조3천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23%가 증가했다. 매출이 1조원이 넘는 규모에서 23% 가 늘어났다면 거의 폭발적인 성장이라고 볼수 있다.
오리온전기는 올해 처음으로 브라운관 생산이 1천만대를 돌파하면서 전체적으로는 6천5백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18%의 성장을 거뒀다. CPT부문 에서 25~29인치 대형제품과 CDT류가 각각 1백% 이상 폭발적인 신장세를 나타내 성장세를 주도했다.
금성사의 CPT및 CDT 생산도 지난해 7천2백억원보다 1천억원 이상이 증가한 8천3백억원 수준에 달했다.
올해는 브라운관의 생산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되는 시점이었다. 생산 거점이 대거 해외로 이전되고 기종별로는 그간 미흡했던 25~29인치 대형제품과 광폭 CPT가 가장 각광 받았다.
브라운관 해외투자는 두 가지 목적에서 추진되고 있다. 하나는 중국.동남아 지역등 최근 컬러TV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는 현지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나프타등 경제 블록에 대응하기 위한 "우회 침투로" 확보를 위한 것이다.
말레이시아와 독일에 현지공장을 가동중인 삼성전관은 올해 라인 증설에 집중투자했다. 현재 2개라인인 말레이시아 공장은 연산 3백만개 규모의 3.4라 인을 증설, 생산능력을 5백만개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 했다. 또 올해 본격 가동에 들어간 독일공장 역시 라인 합리화 작업에 박차 를 가해 내년에는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리온전기는 올해 베트남과 프랑스의 현지 진출을 추진했다. 베트남공장은 내년 3월, 프랑스공장은 내년 10월에 각각 가동된다. 이 회사는 가동 1년 이내에 흑자를 실현하기 위해 당초 1개 라인을 도입하려던 계획을 변경, 2개 이상의 라인을 갖는 대단위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금성사는 올해 단일 규모로는 최대인 인도네시아 진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오는96년초부터 연산 3백만개 규모로 양산에 들어갈 이 공장 건설을 위해내 년에만 3천9백억원이 투입된다. 금성사는 장기적으로는 생산능력을 1천만개 로 끌어올려 동남아및 미주지역 수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품목별로는 25~29인치 대형제품과 광폭기종이 유망상품으로 등장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25~29인치 대형제품이 전체 TV시장의 40%에 육박했다. 내년에는60%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광폭제품 역시 HDTV등장 이전까지 적지않은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올해 대표적인 히트상품으로 꼽혔다. 국내업계도 국책 과제로 이 제품에 대한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나섰다.
TFT-LCD는 삼성.금성.현대등 재벌이 모두 반도체 이상으로 신경을 쓰고 있다. 앞으로는 반도체보다 TFT가 더욱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도체 의우위를 지속하려는 삼성과 이를 만회하려는 금성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양산시기 앞당기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공장을 착공하고 수율 향상을 위한 연구소도 설립할 계획이다.
올해 중반 사업자체가 삐걱거렸던 현대는 사업팀을 재정비, 특유의 추진력으로 이들에 도전하고 있다. 3사 모두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에완료되는 1기 투자비는 정부 지원금 포함, 1조8천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LCD부문은 엄청난 투자가 거의 일본업체의 배만 불려주는 꼴이 되고있다. 관련부품.장비등이 거의 일산이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업계의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반드시 해결해야할 숙제로 남았다.
이밖에 올해 특기할만한 일로 연초 대만의 중화기연 화재사건을 들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업계에는 2백만대의 예상치 않은 CDT특수가 발생, 매출증가 와 함께 짭짤한 수익이 덧붙여졌다. <이 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