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유럽 전자단지를 가다(2);투자환경

"영국은 외국전자업체들의 투자적격지입니다. EU의 핵심국가로서 거대한 생산기지와 무궁무진한 소비시장, 그리고 양질의 풍부한 노동력까지 갖추고 있어 다른 어느 유럽국가보다 투자환경이 좋습니다" 마이클 헤젤타인 영국 상공부장관의 말이다.

그는 영국의 투자인센티브도 다른 나라 못지 않다고 강조한다.

"고용창출효과가 큰 직접투자에 대해서는 소요자금의 50%까지 지원해 주며 근로자충원으로 인한 인건비지출액에 대해서는 5년간 면세 혜택을 부여합니다. 또 연구개발설비투자에 대해서는 장기저리의 자금지원도 가능합니다" 헤 젤타인 장관은 이외에도 근로자와 영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고 다른 개도국과 는 달리 제대로 교육받은 근로자들이 많아 투자환경이 양호하다고 설명한다.

영국뿐아니라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자국의 유리한 투자여건을 설명하며 외국 전자업체들의 투자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반영, 요즘 유럽에는 투자지역을 물색하기 위한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현지 한국교포들을 통한 투자정보를 수집하는 중소기업들도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시장규모 이외에 일부 국가들에게 한정되어 있던 EU통합이 동유럽 국가들로 점차 확대 되면 투자여건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의 투자를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현지진출 전자업체들이 생산공장을 확장하고 이에 필요한 부품공장을 신설하는 추세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의 대유럽투자는 더욱 서둘러야 합니다. 시기에만 이견 이 있을 뿐 종국적으로 동유럽국가들까지 EU에 편입될 게 분명하고 경우에따라서는 당장 투자수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유럽투자를 미루어서는 안됩니다 삼성전자의 영국 TV공장의 김유영과장의 말이다.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이 유럽현지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 는 일부 유럽국가들이 시장을 통합하면서 역외국가의 시장진입을 제한하는데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자업체의 유럽투자가 비단 이러한 이유에 연유해서 추진 되는 것만은 아니다.

동유럽을 비롯 아일랜드 등 일부유럽국가들의 투자는 풍부한 노동력과 싼 임금을 활용할 수 있어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역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동유럽의 경우 근로자의 한달 급여가 3백달러 정도면 충분하다. 국내 급여의 4분의 1수준도 안된다.

또 동남아시아 공장운영에서 가장 고질적인 병폐로 꼽히고 있는 근로자이직 문제가 별로 없다.

동남아시아의 근로자 이직률은 연간 7~8%에 달하는데 반해 유럽공장의 이직 률은 2~3%정도에 불과하다.

이와달리 제품생산성은 높아 불량률이 2%정도에 그치고 불량개선의 적응 속도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철도, 도로, 통신등 산업적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어 어떤 나라로도 제품운송이 용이하고 정보교환이 쉽다.

우리나라 본사직수출과 비교하면 3%의 가격경쟁력을 갖는다는 게 현지전문 가들의 의견이다.

이런 가격경쟁력은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의 현지투자를 촉진하고 기존공장의 생산능력증대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비추어볼때 우리나라의 유럽진출은 지금이 가장 적절한 시기 라고 볼 수 있다.

이곳 사정에 밝은 장준석씨는 "유럽의 자유무역분위기에 우리 전자업체들의 세계화 경영경험이 접목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특히 투자는 때를 맞춰야하는데 지금이 적기인 것 같다"고 설명한다.

우리 전자업체들이 유럽의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고 투자방향을 정한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