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타임워너, 일 협력사에 자금요청 배경

미국 타임워너(TW)사가 일본의 이토추상사와 도시바 및 미국의 US웨스트에 자금지원을 요청한 배경에는 미 케이블TV업계의 급격한 과점화 움직임이 있다. 미국의 대형 케이블TV업체들은 멀티미디어시대에 대응키 위해 잇따라 중소 케이블TV회사를 매수.합병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위협적인 상황이다. 이 위기감이 결과적으로 TW사로 하여금 타기업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에 나서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케이블TV업계의 경영상황은 좋지 않다. 보급률이 최고조에 이른데다 시청요금 인하압력이 거세다. 게다가 현행 케이블TV망을 멀티미디어 대응의 양 방향형으로 고도화하기 위한 거액투자가 당장 발등의 불로 다가오고 있다.

이를위해 TW사도 98년까지 30억~50억달러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각 업체들은 수익개선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으며 그 방안으로 한결같이 거대화를 통한 경영효율 제고를 꾀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1위인 텔레커뮤니케이션즈사(TCI)와 2위인 TW가 양대세력으 로 자리잡고 있다. TW사는 TCI를 따라잡기를 바라고 있지만 TCI는 인수전략 을 강화하고 있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TW도 라이벌의 확대노선을 방관할 수는 없다. 때문에 제휴업체 특히 일본업체들의 도움이 절실한 실정이다.

TW사로부터 자금지원요청을 받은 미.일 3개사의 대응입장에는 업체별로 차이 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지역전화회사U S웨스트. 이 회사는 이미 미국 남부에서 몇개의 케이블TV회사를 독자적으로 인수하는 등 케이블TV사업에 대해 강력한 의욕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의 2개사가 일본기업의 대미투자결과가 극히 부진한 현시점에 서 거액의 자금제공에 선뜻 나설지는 미지수다. TW와의 제휴와 관련, 도시바 측은 장래의 양방향 서비스에서 미국의 케이블TV를 겨냥, 하드웨어를 판매한 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이토추는 일본내 케이블TV망 구축과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 확보가 목표다. 당초 TW사와의 제휴도 이런 목적에서 이토추가 주도한 것이다. <신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