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매킨토시 신화주역 스티브잡스의 야망 (23)

사실 넥스트사는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공개할 수밖에 없었다. 거대한 기업들(넥스트가 설립될 당시 IBM의 연간매출은 5백억달러에 달했다)이 훨씬 많은 업계의 특성상 적은 인원으로 일어서려는 기업은 큰 기업들의 자본규모를 따라갈 수 없었다. 작은 기업은 "남보다 뛰어난 아이디어"로 승부 를 내야 한다는 것이 잡스의 지론이었다. 넥스트가 경쟁에서 이기려면 직원 들이 회사정보를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게해야 했다. 전자장비를 제대로갖춘 넥스트사는 거대한 경쟁상대자들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넥스트사가 창립될 당시만 해도 작은 것이 이상적이었다. 잡스는 애플사에서직원들을 데리고 나올 때 넥스트에 오면 거대한 기업에서 누리지 못한 여가를 즐길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들을 유혹했다. 회사는 바로 직원들의 것일 뿐 아니라 규모가 작아 모두가 서로 인간적으로 친해지고 우수한 품질 의 컴퓨터를 만들어내며 제조 및 모든 활동을 한곳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이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 회사가 성장하면 영근 완두 껍질처럼 작은 회사를 또 만들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87년 작은 규모로는 대기업과 대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자 그는 기업이 커져야 한다고 생각 하게끔 되었다. "우리의 가장 작은 경쟁상대라 할지라도 자본 규모가 17억5 천만달러다. 세상은 1억규모의 회사를 더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 생존하려 면 일정 수준의 규모까지 회사를 키워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회사규모가 적어도 10억달러 이상은 되어야 했던 것이다.

이렇게 입장을 바꾼 잡스는 중간단계 계획없이 바로 10억달러규모의 회사를 세우는데 전념했다. 그는 넥스트사 임원들은 작은규모의 회사에 맞지 않을만큼 우수한 능력을 갖추었다고 떠들어댔다. 가령 필립 윌슨은 30억달러 규모로 2만7천명의 직원을 둔 커민스 엔진사의 인사담당책임자였는데 넥스트의 인사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되었다. 넥스트의 공동설립자로 재무담당책임자인 수잔 반즈는 넥스트사보다 큰 회사에서 회계 업무를 맡았던 사람이다. 수잔 반즈는 넥스트가 10억달러 규모의 회사가 될 때쯤 되면 그에 걸맞는 조직이 정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거창한 계획이 넥스트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워 주었을지도 모른다. 때는 80년대 중반이었고 지금처럼 미국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거의없을 때였다. 이런 비전을 가진 사람들에게 기회는 무한대로 열려 있었고 그들을 가로막는 것이라고는 별로 없었다. 넥스트사가 인력을 갖추고 10억달러규모의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충분히 그 목표를 이룰 수도 있었던 시대였다.

잡스는 넥스트를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보이면서 다른 직원들도 그런 열정을 보이도록 요구했다. 회사 밖의 세계는 너저분하고 평범하며 타락되어 있는 반면 회사안은 불가능이란 없다고 직원 들은 믿기 시작했다. 선택된 소수에 있어 넥스트에서 일하는 것은 다른 곳에서 일하는 것과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곳은 마치 비신자로부터 보호받을 수있는 천년 왕국 종파의 본부와 같았다. 넥스트사 직원들은 일하는 것을 피곤 하게 여기기보다 일을 통해 세속에서 벗어날 수 있고 보다 큰 일을 이룩해야구제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