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LCD업계 세계시장 참여

"유럽은 이제 더 이상 세계의 "동네북"이기를 거부한다"미국, 일본의 협공으로 전자분야에서 변변한 제품을 선보일 기회조차 갖지 못했던 유럽의 체면을 살리기 위해 역전의 용사 필립스를 비롯한 유럽 LCD업체들이 뭉쳤다.

그동안 일본의 독무대였던 세계 LCD시장에 유럽업체들이 참여를 선언한 것이다. 유럽 LCD연합인 플랫 패널 디스플레이(FPD)사 참여업체는 네덜란드의 필립스 를 주축으로 프랑스의 톰슨과 사젬, 독일의 메르크사 등이다.

70년대 유럽업체들은 LCD를 디지털시계의 반짝 호황에 편승하는 일시적인 현상일 것으로 간주하고 무시해버렸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이는 오판으로 드러났고 액티브 LCD는 컴퓨터의 모니터와 자동차나 비행기의 운항시스템등에 서의 채용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유럽의 LCD업계는 기존 기술보다 진보된 신기술로 한걸음 앞서가고 있는 일본을 따라잡을 뿐 아니라 오히려 능가하겠다는 의욕을 갖고 있다.

현재 FPD는 네덜란드의 아인트호벤에 있는 LCD공장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있다. 이 공장에서는 현재 하루 평균 4만장의 LCD가 생산되고 있고 머지않아7만5천장으로 생산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FPD의 2000년도 세계 액티브 LCD시장 점유율은 8%가량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세계 LCD시장의 규모가 1백40억프랑(약 79억달러)으로 지금의 약 3배이상이 증가할 98년이 되면 점유율 8%의 이익규모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LCD시장은 초기 집적회로(IC)시장에 견줄만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FPD 의 크리스 스투브 회장은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LCD시장 진입대가는 그리 낮은 편은 아니었다. FPD업체들은 각각 5억 프랑가량을 아인트호벤공장에 투자, 일본 LCD제품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을 채택키로 했다.

일본은 20년에 걸쳐 박막 필름 트랜지스터(TFT) LCD생산 공정을 개선해왔다.

그러나FPD는 단순 TFT다이오드를 LCD의 주교환장치로 채택했다.

이 방식은 3개의 전기접속점이 필요한 트랜지스터방식과는 달리 2개의 접속 점을 사용하는데 FPD측은 이 교환방식이 빛을 차단함으로써 스크린이 훨씬밝아보이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게다가 이 방식은 증착, 리소그래피, 에칭등을 거치는 마스킹주기를 일본의7 ~8단계에 비해 3~4단계로 단축시켜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FPD가 이 방식을 채택한 최초의 업체는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다이오드 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극복하여 이 기술을 상용화한 유일한 업체다. FPD는 그러나 다른 업체들이 이 방식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알려졌다. FPD는 향후 일본에 대적한다는 상징적 의미로 새로운 공장을 아시아에 건설 할 것을 추진중이다. 아시아는 또한 액티브 LCD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는점에서도 FPD에 많은 메리트가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계획에도 불구하고 FPD가 모든 LCD 제품을 생산하기에는 한계가 있는것으로 보인다. FPD로서는 캠코더에 채용되는 소형 LCD의 생산은 당분간 어렵기 때문이다. 캠코더 스크린용 고품질 특수유리는 아직 일본이 최고 기술 보유국이고 이 제품의 대부분이 일본으로부터 수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하튼 FPD의 향후 계획에 대해 업계는 실현여부는 차치하더라도 감히 일본 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그만큼 LCD분야에서 일본의 벽이 높다는 증거다. 그러나 업계는 이 장벽을 뛰어 넘기 위한 시도에서 "세계 가전업계의 맹주" 필립스가 주축이라는 사실에도 그것 못지않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