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컴시장싸고 가전사 전문업체 자존심 경쟁

내년 미니컴포넌트시장을 겨냥한 AV업체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예년과 달리 이들의 진영에는 연말이란 느낌이 전혀 없다. 마치 전쟁을 앞둔 병영처럼 전운이 감돌고 있는 상황이다.

과장된 것처럼 보이지만 오디오전문업체와 가전3사가 내년 미니컴포넌트시장에 거는 기대는 그만큼 절실하다.

특히 오디오전문업체와 가전3사는 미니컴포넌트시장을 둘러싸고 생사를 건 한판의 싸움을 불사하겠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새해 벽두부터 뜨거운 시장경 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미니컴포넌트시장은 오디오 전체시장의 17%정도인 1천억원대에 이른다. 게다가 신장률이 해마다 급성장추세를 보이면서 오디오업체들에는 "지나칠 수없는 시장"이 되고 있다.

미니컴포넌트시장은 내년에 적어도 20~30%의 신장률을 보이지 않겠느냐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인켈 아남전자 태광산업 롯데전자 한국샤프등 오디오 전문업체와 금성사 삼성전자 대우전자등 가전3사가 이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전력을 극대화하고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하이파이컴포넌트시장이 정체되고 뮤직센터시장이 와해조짐을 보이고 있는반면 미니컴포넌트시장은 "X세대"의 바람을 타고 매년 확대되고 있어 이번기회를 놓칠경우 자칫 매출확대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미니컴포넌트시장 선점을 위한 업체들의 제품 개발경쟁은 어느때보 다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전문업체의 경우 느슨했던 고삐를 바짝 당겨 예년과는 달리 5~6개 기종을 새로 선보인다는 전략아래 제품개발을 서두르고 있으며, 가전3사들도 미니컴포넌트시장에서만큼은 전문 오디오사에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로 신제품개발에 바쁘다.

이들의 제품개발의 공통점은 디자인과 기능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특징 을 보이고 있다. 프런트에 대한 부문을 사출금형에서 알루미늄으로 바꾸고있고 돌비프로로직등의 기능을 기본으로 채용하는 추세이다.

이같은 상품기획은 미니급의 한계를 디자인으로 극복, 각종 기능추가로 가격 은 뮤직센터급으로 하겠다는 전략이 내포되어 있으나 이같은 전략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다.

가전3사는 미니컴포넌트시장을 주도함으로써 오디오시장에서의 입지를 구축 했다. 이제는 규모확대가 선결과제로 남아있다. 미니급의 고급화는 바로 가전사들의 고도전략인 셈이다.

오디오전문업체들의 입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오디오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고 가전사들이 주도하는 미니급시장에 적극 참여하지 않을 경우 주도권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결국 판세에 끼어들어야만선두자리를 지킬수 있다는 판단을 오디오전문업체들은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가전사들이 주도해 온 미니컴포넌트시장은 일대 혼전이 예상된다. 인켈을 비롯한 아남전자 태광산업 한국샤프등 오디오 전문업체들이 내년 미니컴포넌트에 대한 매출비중을 올해보다 평균 10% 포인트 늘려잡고있고 금성사 삼성전자등 가전사들도 오디오 전체매출액의 40%를 미니급으로 달성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가전사들은 오디오의 시장판세를 미니급으로 끌어내렸다는 자신감으로 전문오디오업체들의 적극 참여를 반기는 입장이지만 희망사항처럼 오디오 전문업체들이 그들의 "들러리"가 될지는 의문이다. 판세가 "전문오디오"에서 "대중 오디오"로 바뀌긴 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전문오디오사의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수성에 나서는 가전사와 명예회복에 나서는 오디오전문업체들의 연말 전열다듬기는 그래서 더욱 뜨겁게 나타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모 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