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후반 전자산업 동향 국내 전자산업은 내년부터 정보화사회의 진입을 앞둔 구조조정기에 들어설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물밑에서 꿈틀거렸던 첨단 전자정보산업이 수면위로 그 모습을 확연 하게 드러내고 관련기기와 부품.소재들의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또 이러한 전자산업의 구조조정은 오는 2000년에 확실한 분기점을 형성, 첨단 전자 정보기기가 주도하는 산업 및 사회의 변혁시대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컴퓨터.통신기기.소프트웨어.멀티미디어기기.전자의료기기 등의 전자 정보기기와, 반도체.LCD.파인세라믹스.고분자 신소재 등 관련 부품 및 소재 산업의 신장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는 최근 첨단기술산업위원회(위원장 과학기술원 이진주교수)에서 연구, 검토한 보고서에서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우선 세계 전자정보기기(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시장을 보면 지난 92년 4천 6백여억달러에서 2000년에는 1조달러를 넘어서 연평균 10.2%씩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중에서도 92년에 42억달러에 불과하던 HDTV.디지털 VCR.세트톱박스.대화형 CD.전자게임기 등 멀티미디어기기 시장의 신장세가 두드러져 연평균 21.0% 씩 신장, 2000년에는 2천6백억달러를 훨씬 상회할 전망이다. 특히 시장형성 초기단계인 세트톱박스는 연평균 무려 1백7.3%씩 증가해 2000년에는 시장규모가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프트웨어도 연평균 14.6%씩 늘어나 오는 2000년에는 2천7백억달러를 넘어서고 전자의료기기 시장은3백17억달러로확대될것이라는분석이다.
이미 세계 전자정보기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컴퓨터와 통신기기는 연평균 9.6%와 7.8%씩 증가해 2000년에는 각각 4천억원과 2천6백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생산은 92년 66억달러에서 2000년에는 2백43억7천달러로 연평균 17.8% 씩 증가하면서 4배 가까이 확대될 전망이다. 수출은 40억달러에서 1백52억달 러로 18.2%씩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멀티미디어 기기는 92년 2천4백만달러에서 3억6천8백만달러로 생산액이 연평균 40.7%씩 급신장할 것으로 보인다. 즉 2000년에는 세계시장의 1.9% 정도를 국내생산 제품이 차지할 전망이다. 수출액도 92년 3백만달러에서 2억 2천여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컴퓨터의 경우는 생산액이 연평균 18.9%씩 증가해 오는 2000년에 1백45억달 러에 이르게 되면서 OEM중심의 수출구조가 반도체.모니터 등의 기술축적으로 2005년에는 세계 5위의 위치를 확보, 산업잠재력을 어느 정도 평가받을 수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술기반이 전무하다시피한 통신기기도 활발한 선진기술의 도입 등을 통해 생산액이 2000년에는 81억달러로 연평균 14.9%씩 늘어나고 수출은 연평균 15.9%씩 증가해 4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소프트웨어는 내수시장의 급속한 확대에 힘입어 국내생산 및 기술개발이 활기를 띰에 따라 수출액이 92년 1천6백만달러에서 2000년에 1억5천1백만달러 로 연평균 32.4%씩 급신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의료기기도 2000년에는 생산액이 3억2천5백만달러에 이르고 수출도 연평균 26.2%씩 증가해 2억달러에 이르게 됨으로써 미국.독일.일본 등에 이어 세계 5위권 진입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들 전자정보기기의 핵심부품인 반도체는 비메모리쪽에 대한 투자와 기술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리를 굳히게 될 것으로기대되고 있다. 생산액 3백31억달러, 수출액 2백51억달러로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생산베이스)이 93년 10.2%에서 18.6%로 제고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논리소자.마이크로소자 등 핵심기술에 대한 산.학.연 공동개발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으며, 하부구조를 다지기 위한 장비.재료분야의 체질강화와 설계인력양성책이 다각도로 모색되고 있다.
액정디스플레이장치(LCD)도 생산액이 93년 8천5백만달러에서 2000년에 33억6 천만달러로 급신장해 세계시장 점유율이 20.0%에 이르는 등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5위권에 진입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정보용 고분자 신소재는 세계시장이 92년 1백83억달러에서 2000년에 6백 50억달러로 연평균 17.2%씩 신장할 전망이다. 이는 범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고도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광전기능.분리기능 등 고기능성 고분자 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에 의한 것. 국내시장도 2000 년에 2억6천4백만달러로 연평균 20.8%씩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파인세라믹스는 세계시장 규모가 연평균 16.3%씩 신장해 2000년에 9백억달 러에 이르게되고 국내시장도 19.6%씩 신장, 45억4천8백만달러규모를 형성하게 될 전망이다.
즉 전자산업은 국내외적으로 숨막히는 변화를 거듭하면서 정보화에 기초를 둔 기기와 부품.소재가 급격히 부상할 것이라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까지 초고속 병렬 대형컴퓨터와 ATM교환기.HDTV.디지 털 VCR 등을 전략적 육성분야로 지목, 부품.소재 등 관련산업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가전기기는 생필품으로 자리한 전기제품의 생산기지가 동남아 등으로 이전되는 대신 HDTV시대에 대응한 디지털 제품의 개발 및 생산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멀티미디어와 접목된 제품 개발경쟁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또 HDTV와 함께 본격적인 CATV방송에 힘입어 영상기기 산업이 급부상, 가전 업계의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자리매김하는 변화를 맞이할 것이 분명하다.
컴퓨터도 그 자체로서의 기능(stand alone)을 발휘하는 시장이 크게 확대되 면서 정보통신과 접속된 단말기로 그 역할이 증대돼 멀티미디어기기로 접근 해나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기기는 두말할 나위도 없이 정보화의 대명사로 부각돼 90년대 후반부터 전자산업의 꽃으로 확실한 자리를 굳힐 전망이다.
전자부품산업도 이러한 큰 변화속에서 범용부품의 사양화가 두드러지고 전용 부품의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범용부품이 특정분야에서 요구 하는 전용부품으로 선을 가르게 되며, 이를 통해 활발한 구조조정을 겪게 될전망이다. 한편 전자유통산업도 현재의 가전3사 전속대리점 체제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전유통시장의 경우 전속대리점 체제는 서서히 그 입지가 약화되는 대신 혼매점.전문할인점.대형양판점 등 현재 꿈틀대고 있는 새로운 유통망이 형성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또 컴퓨터.정보통신기기 등도 가전유통점에서 함께 취급되면서 다양한 유통망을 형성하고 전문점과의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는 또 우리나라의 전자산업 정책.유통정책 및 외국유통업체들 의 진출 등이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유통시장은 어쩔 수 없이 완전히 개방되고 수입선다변화 등 현재 정부가 선진외국제품의 진입장벽 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각종 정책이 WTO의 출범과 함께 힘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90년대후반 전자산업의 극심한 변화속에서 전자유통산업도 어떠한 형태 로든 구조조정을 거쳐 새로운 강자가 등장하는 모습을 그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윤 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