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 신예측> 부품

90년대 들어서면서 국내 부품산업은 크게 두가지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이른바 "산업의 쌀"로 통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산업이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제품의 고부가화가 급진전된 것이 하나다. 또 하나의 특징은 70년 대이후 국내 전자부품산업을 이끌고온 이른바 개미군단인 중소기업들의 역할 이 상대적으로 축소 조정되는 반면 대기업들의 부품사업강화로 부품산업이 대기업위주로 급격히 재편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양상은 지난 93년말 부터 세계 전자산업의 경기가 되살아나고 국내 가전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더욱 증폭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한 고부가가치제품의 개발 및 수출이 큰폭으로 확대되고 있어 이같은 제품의 고부가화, 부품업계의 대형화는 오는 2000년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 전자부품산업의 맏형격인 반도체산업은 지난 90년 생산 49억9천만달러 수출4 6억8천4백만달러에서 올해에는 생산 1백18억1천만달러 수출 1백6억9천7백만 달러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90년의 수출은 일관가공이 12억1천만달러, 조립은 34억7천4백만달러로 조립이 수출을 이끌었었다. 그러나 93년 들어서면서 역전, 93년에는 일관가공수출이 45억9천1백만달러로 조립 수출 26억7천만달러를 훨씬 앞질러 국내 반도체산업의 고부가화로의 전환이 시작됐으며 특히 지난해는 국내 반도체산업이 기대이상의 성과를 기록, 반도체산업의 발전가능성을 제시했다.

올해부터 오는 2000년까지 90년대후반부에도 반도체산업은 생산이 연평균 15.1% 수출은 14.6%의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000년에는 국내반도체생산은 2백13억6천9백만달러, 수출은 1백88억5천만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품목면에서는 올해부터 4MD램과 16MD램의 생산비중이 절반씩을 차지하면서 본격적인 16MD램시대를 맞는 한편 오는 97년부터는 64MD램이 양산체제에 들어가고 2000년에는 기가 메모리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는 2000년까지 메모리반도체시장은 4M.16M.2백56MD램등으로 주력제품이 바뀌면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비메모리부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90년대 전반부에는 메모리산업의 고도성장세가 주도했다면 90년대후반에는 비메모리산업의 비중이 꾸준히 높아져 2000년에는 전체매출의 30%이상을 비 메모리산업에서 거둘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디스플레이 90년대는 디스플레이의 플랫폼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해가는 과도기적 성격 을 갖는다. 수십년간 디스플레이의 대명사로 군림했던 브라운관이 LCD로 급격하게 대치되는 이행기라고 할 수 있다.

그 전환점은 올해가 될 것이며 올해를 기점으로 LCD의 비중이 브라운관의 아성에 도전하고 금세기말쯤에는 디스플레이의 주력군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브라운관은국내업계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생산에 관한한 세계1위를 차지하고 있다. 94년에는 무려 4천6백만개를 생산, 세계시장의 30%를 장악했다.

이같은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중국.동남아.북미.유럽 등 전세계에 걸쳐 현지공장이 진출하고 있다. 96년에는 해외 생산분만 2천만개에 육박할 전망이다. 경쟁국인 일본은 부가가치문제로 점차 자체생산을 포기, 동남아지 역으로 생산거점을 옮기고 있고 대만은 아직은 "규모"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90년대후반기에는 LCD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운관의 해외생산증가는 국내 디스플레이업계가 구조조정을 위해 디디는 징검다리일 뿐이다. 특히 TFT LCD는 아직 일본의 독무대로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이 달린다. 세계시장은 올해 70억달러에 이르고 오는 2000년에는 1백50억달러,2 005년에는 4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TFT 및 기존의 TN 및 STN급을 포함한 전체LCD시장은 95년 94억달러, 2000년 에는 2백1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한국이 이 시장을 양분한다 고 가정하면 2000년에는 수출액이 1백억달러를 넘게 된다. 생산에 엄청난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이라는 점에서 한.일 양국이 반분한다는 가정은 설득력 을 갖는다.

삼성전자.금성사.현대전자는 LCD를 차세대 전략품목으로 선정, 95년까지 1조 8천억원을 투자, 내년부터 업체별로 월 2만개 정도를 양산하게 된다. 이런 수준의 투자는 2000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일반종합부품 일반부품류의 경우는 최근 들어 대기업들의 부품사업강화로 중소기업들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되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90년대 후반기에는 이같은 추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중소업체들은 점점 전문성을 포기하게 될 것으로 우려돼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 다. 삼성전기.금성알프스전자.대우전자부품 등 이른바 그룹계열의 종합부품3사의 매출이 지난해에는 삼성전기가 9천4백억원, 금성이 2천4백50억원, 대우가 2천1백50억원으로 3사의 매출이 전체부품시장의 4분의1인 1조4천억원에 달한것은 대기업중심으로의 전환을 입증하고 있다.

90년대초 세트의 불황으로 위축됐던 국내PCB산업은 93년부터 불어닥친 엔고 와 미주를 비롯한 세계전자시장경기호조에 편승,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향후에도 가정용 전자기기의 성장과 PC를 비롯한 사무용기기 그리고 통신 및 CATV등 산업용 관련기기들의 보급확산이 예상됨에 따라 2000년까지 생산은 연평균 11.2%, 수출은 15.8%이상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해외시장개척도 두드러져 전체부품산업에서 차지하는 직수출비중이 90년 초 1.6%수준에서 2000년경에는 2.2%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품목별로는 가전제품에 주로 채용되는 단면PCB보다는 산업용 관련기기시장에 채용되는 양면.다층PCB등의 고부가가치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어 오는 2000년 까지 연평균 시장성장률이 16.8%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커넥터의 경우는 90년대초 처음으로 국내시장이 1천억원대를 형성한뒤 매년1 5%이상의 꾸준한 성장을 구가, 올해는 특히 통신용시장의 급성장과 자동차 시장의 수요확대에 힘입어 3천2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90년대 후반부에도 이같은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2000년경에는 5천억 원을 훨씬 상회할 전망이다.

품목별로는 가전용 커넥터시장이 2~5%정도의 저성장에 그치는 반면 컴퓨터 용 커넥터시장은 PC가 일반가정을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를 보일 것으로 예상 돼 10%이상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동통신 및 네트워킹관련기기의 급성장, 그리고 자동차 전장화추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향후 커넥터시장은 통신 및 자동차용 커넥터 제품이 주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콘덴서.저항기.트랜스 등 기본부품의 경우는 80년대에 호황국면을 마치고 90 년대 들어서는 심각한 구조조정국면을 맞고 있다.

값싼 인건비를 찾아 동남아 중국등지로의 이전이 가속화돼 국내산업공동화현 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고부가제품을 중심으로 대기업의 참여가 활발해져 중소전문업체들의 위상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70년대 국내 부품업계의 대명사로 견인차역할을 했던 트랜스산업은 지난 89 년 8천5백억시장을 정점으로 점차 축소되고 있는 한편 값싼 동남아산의 국내 유입과 국내 생산기지의 잇단 해외이전으로 트랜스산업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일부 칩인덕터를 비롯한 고부가 트랜스를 제외하고는 전품목에 걸쳐 오는 2000년까지 외국업체로의 끊없는 도전에 시달 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콘덴서산업은 92년의 침체를 넘어서 점차 회복세를 띠고 있으나 범용부품을 중심으로 경쟁력이 두드러지게 약해지고 있다. 마일러콘덴서의 경우 90년이 후 생산업체의 난립이 극에 달하면서 눈에 띄게 사양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석유화학제품 품귀사태로 원부자재가가 앙등, 채산성이 극도로 악화 됐다. MF 금속증착필름 콘덴서의 경우는 아직까지는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편이나 마일러업체들이 94년부터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이에 대한 신규설비 투자에 나서고있어 업체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반해 전해콘덴서와 세라믹콘덴서시장은 국내경기가 침체됐던 92년을 제외하고는 20%안팎의 안정성장세를 유지해오고 있다. 95년과 96년에는 경쟁 력이 떨어지고 있는 범용제품의 본격적인 해외진출이 예상되고 있다.

반면 칩형 콘덴서류는 폭발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탄탈륨 전해콘덴서와 MLCC의 경우는 향후 3~4년동안은 없어서 못팔 정도로 고속성장이 예상되고 이제 시제품 출하가 이뤄지는 SMD형 알루미늄 전해콘덴서도 96년부터는 MLCC못 지않은 수요가 기대된다.

3대 회로부품의 하나인 저항기는 지난해 25%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90, 91년 경기활황에 따라 고성장을 보였던 저항기업계는 92년이후 계속된 경기침체에 따라 각 업체들의 누적적자폭이 위험수위에 달하기도 했으나 지난해에는 기대하지 않은 전자산업경기활황으로 호황을 만끽했다. 이같은 추세는국내업체들의 해외진출에 편승,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칩저항기.초정밀급 등 고부가품목의 고성장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각 업체들이 93년이후 칩저항기생산증대를 위해 과감한 설비투자를 진행중이어서 올해부터는 로옴등이 선점했던 시장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수정진동자.수정발진기 등 수정부품산업은 90년대전반기에 부침을 거듭했다.

90년대초반만 해도 지속적으로 성장했던 수정부품분야는 92년의 경기침체에 따라 다소 어려움을 겪은데 이어 성장이 기대됐던 93년에도 시장 수요예측이 벗어나면서 하향곡선을 거듭했다. 94년들어서는 페이저와 무선전화기등 통신 관련수요증대로 고성장을 거뒀는데 특히 93년과 94년초까지 중국 및 동남아 현지공장설립에 적극 나선데 힘입어 늘어난 수요에 무리없이 대응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SMD형부품의 경우는 아직 선진국과 큰 차이가 있어 이부분에 대한 연구개발이 향후 과제로 남아있다.

소형모터의 경우는 90년대 전반부에 DC모터는 저가의 동남아산 일본제품에 의해 내수시장을 잠식당해 위축세를 보인 반면 AC모터는 나름대로의 가격 및품질경쟁력을 확보해나간 점이 두드러졌다.

2000년경 소형모터 전체시장규모는 4천5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96년까지는 연평균 2.4%의 저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이나 96년부터 2000 년까지는 초정밀DC모터를 중심으로 대기업계열 업체들의 수입대체노력과 중 견전문모터업체들의 AC모터수출확대노력에 힘입어 4.3%의 비교적 양호한 시장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부품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