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전격적으로 단행된 SKC의 인사에 대한 배경이 연초부터 관련업계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선경그룹은 지난해말 정기임원 인사에서 김민원 SKC아메리카 지사장(부사장) 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발령을 낸 것을 비롯해 이형수 전무, 김의현 상무, 박장석 송좌섭 양창선 양태석 이사 등을 승진시키는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임원인사로는 대폭적인 이번 인사에 대해 세간의 관심과 분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고 있다.
우선은 해외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그룹의 의지에 따라 SKC내에서 해외파의득세 가 두드러졌다는 평가이다.
새로 대표이사로 발령난 김부사장은 그동안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SKC아메리 카 지사장으로 근무하며 해외경영 실적을 인정받아 그룹내에서도 해외파의선두주자 로 평가를 받아온 인물.
또한 이번에 각각 한단계씩 승진한 김의현 전무와 박장석 이사는 모두 SKC아 메리카에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같은 세간의 평가와 분석은 이번 인사를 단행하면서 선경그룹이 내세운 세계화 글로벌 리제이션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중국에서의 "석유에 서 섬유까지" 수직 계열화의 기반을 조성하는 등 95년도 그룹경영방침에 부합하는 승진인사라는 평가와 정확하게 부합한다.
이에따라 SKC가 올해부터 기업경영에 있어 특히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 를 포함해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일 것만은 분명하며 그 모델은 "SKC아메리카"가 될 것이란 분석이 타당성을 지닌다.
이번 인사에 대한 또 다른 관심사는 SKC의 인사가 세계화에 따른 조직의 개편을 위한 포석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그 동전의 뒷면에 현재의 안시환 사장이 여전히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의문은 2명의 대표이사체제에 따른 안시환 사장과 김민 원 부사장간의 역할분담 문제이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안사장은 대표이사 사장으로서 SKC를 총괄하는 한편 대외업무에 주력하고, 김부사장은 국내 업무를 맡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전형적인 관리타입인 안사장과 해외경영의 실적을 인정받아 대표이사로 승진한 김부사장의 역할이 바뀌었기 때문에 "모 종의 배경이 있는 인사가 아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SKC가 LD, CD-I 등 차세대 기록매체사업을 추진해 재미를 보지 못했고, 주력상품인 비디오테이프사업마저 채산성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단기적으로 필름분야의 사업강화및 중국 시장 진출 등을 모색하고 있는 시기에 이루어진 인사라는 점에서 "문책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최고 경영층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볼 때 일부에서는 안사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냐는 섣부른 추측까지 낳고 있다.
어쨌든 지난 93년 7월 휘청거리는 SKC를 관리하기 위해 삼성에서 스카우트돼 대표이사 사장으로 1년5개월여동안 SKC를 이끌어온 안사장체제는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게 됐으며, 업계에서는 김부사장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쌍두 체제"를 맞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창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