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WTO(세계무역기구)의 본격 출범등 다소 불안한 요인이 없지 않으나일본의 엔고현상이 지속되고 미국등 선진국의 경기회복 등으로 경영환경이 상당히 호전되고 있고 외형성장.세계화추진등 주요사업목표 설정이 예년에비해 쉬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우전자 배순훈 사장은 이제 기업경영은 단순히 내수시장경쟁의 차원을 넘어 국제경쟁에 돌입했다고 새해의 경영환경을 한마디로 표현했다.
배사장은 이러한 경영여건에 따라 대우전자는 올해 경영목표를 매출확대와능률향상 으로 설정했으며 튼튼하고 고장없는 제품개발, 30%이상의 매출신장 달성, 해외생산거점확충, 브랜드세일확대, 종합가전공장 건설등을 올해의최우선과제로 꼽았다.
특히 배사장은 부단한 기술개발과 내실있는 책임경영으로 1인당 생산성을 향상 시켜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배순훈 사장을 만나 구체적인 새해 구상을 들어본다.
*지난해에는 엔고에 따른 수출확대와 주요가전제품의 대체수요로 전자업계 가 전반적으로 호황을 누렸습니다. 새해는 어떨 것 같습니까.
-대내외로 구분해서 분석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내외 여건이 상당히 좋을 듯 싶습니다. 거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미국, 유럽등 선진국의 경기회복과 일본의 엔고현상이 수출전망을 밝게해 주고 있지요. 일각에서는 WTO의 본격 출범이 우리나라 전자산업 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긴하지만 세계화경영을 추진해야 하는우리나라입장에서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WTO의 출범과 맞물려 대외교역 여건이 개선될 여지가 크기때문이죠.
대내적으로도 주요 가전제품의 보급률이 90%를 넘을 정도로 포화현상을 보이고 있는게 불안하긴 하지만 대형제품을 중심으로한 대체수요가 내수시장을 호황으로 이끌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전자공업진흥회의 올해 전자산업전망 자료를 보면 내수와 수출이 각각 10 20%이상 신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더군요. 이것이 올해 전자산업의 경기전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우전자 의 올 경영계획도 이를 바탕으로 짜여졌겠군요.
-그렇습니다. 대우전자의 작년매출은 2조6천억원에 달했습니다. 금년에는 3조5천억원이상을 목표로 사업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비해 35% 높게 잡은 것입니다. 올해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평균성장률 10%와 비교하면 3배가 넘는 셈이죠. 우리 회사의 올해 경영목표는 수출쪽에 포인트가 맞춰져있지요. 지난해 1조6천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수출의 경우는 올해 40%이상 늘어난 2조3천억원을 계획하고 있으며 내수는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1조2 천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전자업체들을 보면 외형성장에 너무 신경을 쓰는 것 같습니다. 이제 물량 위주의 경영에서 벗어나 수익성위주의 경영활동에 주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제 크다, 많다는 것이 자랑이 될 수 없는 시대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매출신장은 의미가 없다는 얘기죠.
그래서 저희 그룹의 경우 "세계경영"을 통해 수익성이 높은 내수경쟁보다 해외업체와 경쟁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우전자도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익실현에 바탕을 둔 세계경영추진이 금년의 역점사업 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수익성사업과 관련, 전자제품의 자가브랜드수출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우전자는 이익이 별로 나지 않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 의한 수출이 많지 않습니까.
-컬러TV의 일본 NEC사 수출을 두고 한말 같습니다. 물론 컬러TV의 수출은 대부분 OEM입니다. 장기적으로 볼때 자가브랜드로 수출을 해야만 확고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고 보다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외유통 망을 제대로 구축하지도 않은채 자가브랜드 수출만을 고집할 수는 없지요.
지역별특성을 분석, 일본처럼 브랜드이미지가 강한 지역은 OEM수출을 통해 자가브랜드수출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하지않겠습니까.
실제로 일산제품에 대한 브랜드이미지가 비교적 약한 대만을 비롯 남미, 아프리카등 일부 국가에서는 자가브랜드를 부착한 공기방울세탁기, 컬러TV등이 성가를 높이고 있습니다.
힘은 들겠지만 OEM수출을 통해 대우전자 제품의 수출확대에 힘쓰다보면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한가지 더 밝힌다면 자가 브랜드수출확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우전자는 컬러TV를 통해 일본시장에 저변을 넓히고 있는데 다른 제품공급 계획은 없습니까.
-저희회사는 일본에서 상당한 기반을 닦았습니다. 컬러TV만 보더라도 품질면 에서 일본의 어느 업체 못지않은 우수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노력만 하면 그동안 난공불락으로 여겨진 일본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물론 일본의 엔고 현상도 우리의 시장개척에 상당한 도움을 준게 사실입니다. 때문에 올해에도 일본이 수출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품목을 중심으로 일본수출품목을 다양화할 계획입니다. 내친김에 냉장고, 세탁기등 백색가전제품의 수출을 적극 추진키 위해 몇몇 유통업체와 계약조건을 협의중에 있습니다. *화제를 사업구상으로 바꿔 볼까요. 새해에 펼칠 새로운 사업은 어떤게 있습니까. -기본적으로 저희 회사는 당분간 순수가전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 나갈방침입니다. 컬러TV, VCR,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모니터등 6대제품의 생산 판매, 제품개발에 주력할 작정입니다. 이것저것 신규사업으로 추진하다 가는 주요가전제품에 대한 국제경쟁력을 갖추는데 응집력이 떨어질 뿐이죠.
따라서올해 특별히 추진하고 있는 신규사업은 없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정보통신 컴퓨터등 첨단기술발전에 힘입어 멀티미디어사업에 대한 중요성 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 부문을 무시해서는 안될텐데요.
-그렇습니다. 올해 신규사업추진이 없다고 해서 미래 전자산업을 주도할 멀 티미디어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사회에 멀티미디어제 품이 본격 보급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때를 대비해 꾸준히 제품개발 은 추진합니다. 올해중에는 그동안 개발해온 비디오CD, AMA(Atomatic Mirror Array)등 획기적인 멀티미디어제품이 선보일 것 입니다. 또 CATV, 영상음반, 영화등 영상미디어사업에도 대대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모르긴 해도 대우전자만큼 멀티미디어제품개발에 투자하는 기업도 별로 없을겁니다. *올해 30%이상의 신장률을 달성하려면 무엇보다 기술투자에도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그래요. 멀티미디어는 물론이고 일반 가전제품의 기술개발을 게을리해서는안됩니다.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몇년전만해도 1년이상이었으나 최근들어서 는 6개월, 아니 그 이상으로 줄어든 것 같습니다. 1년에 기가 막히는 제품 한모델만 개발해도 장사를 할 수 있던 시절이 완전히 가버렸지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적기에 개발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회사는 올해에도 예년처럼 고장이 없이 튼튼하고 편리한 제품개발을 최우선과제로 꼽고 고객지향형 제품개발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시설투자비 2천억원, 연구개발비 2천6백억원등 모두 4천6백억원의 기술투자계획을 확정해 놓고 있어요.
*최근 대우전자에 대한 일반소비자들의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그것은 탱크주의 경영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실제 일반소비자들의 탱크주의에 대한 이미지는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일반소비자들 에게는 그동안 대우전자 하면 고장많이 나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인식되어 왔던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탱크주의가 실시되어 상식적이고 기본에 충실한 튼튼한 제품개발에 주력하다보니 이러한 인식이 많이 사라졌어요. 여기서 상식적이고 기초에 충실한 제품개발이란 이를테면 냉장고하면 각종 식품을 시원하게 하는 기본기능에 초점을 맞춰 기능강화를 했으며 TV하면 화질개선에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고 제품의 기능다양화를 무시한 것은 아닙니다. 기능다양화 보다는 기본기능 강화에 더욱 충실했다는 뜻이죠.
*올해 대우전자의 이미지제고를 위해 다른 계획을 세워 놓고 있습니까.
-방금 얘기한 탱크주의에 기초를 둔 튼튼한 제품개발과 서비스의 개선에 주력 소비자가 제품 구입에서 AS에 전혀 불편이 없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출계획입니다. 특히 기존 가전분야에서 고객이 원하는 히트상품을 연속적으로 개발, 대고객서비스를 높여갈 작정입니다.
*그동안 추진해온 탱크주의 경영이 얼마나 실효를 거두었습니까.
-한 2년동안 해보니까 아주 효과가 커요. 일반소비자들의 대우전자제품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졌을뿐 아니라 연구요원들의 제품개발에 대한 기본사고 도 변했어요. 경쟁업체 제품을 모방하던 것에서 소비자 입장에서 창의력을 발휘하고 있어요. 탱크주의 기본사상에 발맞춰 임직원들도 모든 업무에 있어서 기본에 충실하고 있어요.
*가전업계의 치열한 경쟁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후발업체로 서 선발업체에 바라는게 있다면.
-선발업체들의 공정한 경쟁환경조성이 시급합니다. 저희회사를 견제하기위해 가격인하를 주도하는 것은 작은 업체를 몰락시키고 혼자살겠다는 잘못된 의식에서 비롯됐다고 여겨집니다. 어차피 같은 사업을 추진한다면 제품개발, 탁월한 경영력 발휘를 통한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존 의 길을 찾지 않으면 다같이 피해를 입습니다.
또 한가지 내수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는 구태에서 벗어나 개방화.세계화시대에 걸맞는 유효적절한 경쟁과 협력을 선발업체들이 앞장서 줬으면 합니다.
*앞으로 정부의 세계화구상에 발맞춰 해외투자진출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예상되고 있는데 어떤 계획이 있는지요.
-전자업체의 세계화 추진 주체는 사람이기 때문에 우선 국제감각을 갖춘 인재양성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지역전문가제도를 활성화하고 해외 연구소나 대학과 연계, 유학교육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그다음으로 해외거점 을 확충해 나갈 작정입니다. 현재 남미 등 세계곳곳에 9개의 전자공장을 설립할 계획입니다.
*올해 북한의 투자를 위한 전자업체들의 방북활동이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 됩니다. 대우전자도 대북진출계획을 갖고 있는지요. -지금 구상으로는 현재그룹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대북접촉의 결과를 봐가면서 적정시기에 기본계 획 수립에 착수하려고 합니다. <금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