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식별기 입수율 산정방식 제각기

최근 각종 자동 판매기및 발매기의 수요증가와 함께 이들 기계의 핵심부품인 지폐식별기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지폐식별기의 입수율 산정방식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입수율이란 지폐를 지폐식별기에 넣었을때 이를 돈으로 인식하고 받아들이는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수입율이라고도 한다.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업체에서 조립된 지폐식별기를 테스트할때 입수율 산정방식으로 실험을 한 지폐 장수와 몇가지 방향으로 실험을 했는가, 또 이를 산정할때 어떠한 계산법을 적용했는가 등이다.

지폐식별기 업체는 대개 실험하는 지폐의 장수를 1백장에서 2백장까지 잡고있는데 회사에 따라서는 1백장의 차이가 나기도 한다. 장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정확도와 신뢰도가 높아지지만 실험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야 하기때문 에 2백장 이상으로 하기에는 인건비가 많이 드는등 어려움이 많다.

또한 방향에 따른 실험도 병행돼야 하는데 업체들이 각 방향 모두에 대해서 실험하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1백장의 지폐에 대해 위, 아래, 앞, 뒤등 4가지 방향으로 실험하는 업체의 경우 총 4백회의 실험을 거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1백장의 지폐에 대해 앞뒤 두방향에 대해서만 실험을 한다면 2백회의 실험이 된다. 따라서 똑같은 1백장을 실험장수로 한다 하더라도 몇가지 방향으로 하는가에 따라 신뢰도는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

한 지폐식별기 제조업체의 관계자는 "대략 1백장선에서 실험을 하지만 처음에는 그렇게 하다가 때로는 약식으로 20~25장 정도 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각각 자기나름대로의 입수율 산정방식을 가지고 있고 그 기준에 따라 입수율이 95%이상, 97%이상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실제로 몇장에 대해 몇가지 방향으로 실험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또한 입수율 계산방식도 제각각이다. 특정 방향에 대해 2차 시도때 통과했을때 75%의 점수를 주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1백%를 그대로 적용하는 업체도있다. 각 방향에 대한 입수율을 합산하는 업체도 있고 따로따로 집계하는 업체도 있다.

지폐식별기를 사용하는 자동 판매기및 발매기 제조업체들은 이들 지폐식별기 업체가 첨부한 성적표를 근거로 계약을 맺는다. 자동 판매기및 발매기 제조 업체가 부품을 일일이 실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객관적인 근거인지는 모르지만 업체에서 실험을 거쳤다니까 믿고 쓰는 실정이다. 하지만 업체마다 입수율 산정방식이 다르고 그 차이가 커 이에 대한 발전적인 검토가 요청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폐식별기는 돈과 관계된 것인만큼 정확해야 하고 특히 지나친 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국내 자판기 부품업계 현실을 고려한다면 좀더 객관적이고 정확한 실험 규격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의 지폐식별기 업체로는 선두주자격인 서울기전과 새샘코리아, 키마메카 트로닉스등이 있고 최근 후발로 참여하기 시작한 CIT등이 있다. 회사마다 다른 입수율 산정방식 문제에 대해 업계의 관계자들은 공감하고 있지만 대안을 갖고 있지는 않다.

자판기 부품의 수입이 늘어나고 있고 특히 핵심 부품인 지폐식별기는 이제까지 수입 또는 기술제휴에 의존해왔던 점을 고려한다면 올해부터 국내에서도 개발되기 시작한 지폐식별기의 성능이 더욱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단계로 입수율 산정방법의 통일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