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삼성등 대기업, 올 70여편 영화제작에 참여할듯

영상산업에 깊숙히 참여하고 있는 대우 삼성 등의 재벌그룹들은 금년에 약 70편의 영화제작에 직간접으로 관여할 방침이어서 대기업의 영화업 지배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들은 비디오 판권을 미리 구입하는 조건으로 자금을 지원하던 종래의 방식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공동투자하거나 제작비 전액을 투자, 직접 제작 에 나서는 등 보다 적극적이고 모험적인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영화업계에 따르면 금년 영화제작에 참여할 그룹은 이전부터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대우와 삼성을 비롯, SKC LG 나산 미원 벽산 해태 등이다.

우선 대우는 비디오 판권 구입방식으로 약 25편의 영화제작에 참여하고 제작 비의 절반 또는 전액을 내는 방식으로 5~10편의 영화를 제작할 방침이다. 대우가 50%지분을 가진 "엄마에게 애인이 생겼어요"는 현재 촬영이 진행중이 다. 삼성의 경우 삼성물산 소속의 드림박스에서 10편정도를 비디오 판권 구입조건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 영화제작을 원하는 영화인들에게 소요자금의 전액 또는 절반을 지원해 새 영화사를 설립, 영화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2편을 만들 계획이다.

삼성전자 소속의 나이세스는 공동투자형식으로 2편을 만들고 새로운 소재와 장르를 담은 "장르영화" 1편을 전액투자로 제작한다. 또 주로 신인감독들을 기용해 적은 예산으로 만드는 "저예산 독립영화" 3~4편의 제작을 지원할 방침이다. 비디오제작을 겸하고 있는 SKC는 전년처럼 비디오 판권구입을 통한 지원에만 나서기로 했다. 금년에는 약 10편을 지원할 계획이다.

LG는 계열사인 LG미디어에서 금년부터 본격적인 영화제작에 나선다. 이 회사 는 절반의 지분을 갖는 조건으로 2편의 영화에 공동투자할 방침인데 투자금액은 각각 5억원을 책정해 두고 있다.

나산그룹이 종합 엔터테인먼트회사를 지향하고 세운 냅스(NABS)는 제작비를 전액투자해 두편의 영화를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냅스는 96년에는 5편을 직접 제작하는 등 5년내에 감독과 배우, 스태프를 전속 고용해 연간 10편의 영화를 만들어내는 메이저급 영화사로 발돋움한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이밖에 해태 미원 벽산 등은 공동투자 또는 전액투자방식으로 1~2편의 영화 를 만들 계획이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대대적인 영화제작에 뛰어들면서 영화제작편수가 크게 증 가할뿐 아니라 국내 영화산업구조도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공산이 커지고있다. 지난해 우리영화 제작편수는 65편에 달했는데 이중 대기업이 직간접으로 참여했던 작품은 30여편이었다. 금년에 기존영화사들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 로 제작할 경우 영화제작편수는 1백편내외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