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는 오늘날 첨단산업을 이끌어가는 대표적인 기술의 하나로 자리잡고있다. 레이저기술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 그 응용분야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레이저광통신, 레이저프린터, 정밀계측, 레이저 근시치료, 미사일 유도 등이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레이저응용 기술이다.
특히 고품질의 부품을 생산하는 가공산업에서 자동화를 중심으로 레이저 생산시스템의 응용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LG전선 삼성항공등 국내 레이저관련 업체들은 FA산업에 많이 사용되는 절단용 용접용등 레이저가공기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레이저산업은 국가 경제규모에 비해 대단히 취약한 것으로 지적 되고 있다.
국내 레이저개발 및 응용은 지난 76년 초 일부 학계를 통하여 진행됐으나 대부분 발진실험에 그쳤고 레이저가공기를 산업분야에 이용하는 것은 80년대 중반까지 극히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80년대 후반에 레이저가공기의 필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했고 특히 90 년대에 들어서면서 레이저가공기의 수요가 이전에 비해 크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80년대 하반기에 시작된 국가적 차원의 레이저 가공기술 및 생산시스템 개발등 레이저 분야에 대한 지원은 국내 레이저연구를 기초적 단계에서 벗어나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민간기업으로는 LG전선이 지난84년에 Co⁴ 레이저 발진기 개발에 착수, 이듬해인 85년에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가공용 레이저연구의 산업화가 본격화됐다. 이어 대우중공업(84년)과 삼성항공(88), 원다레이저(90)가 레이저 가공사업 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한광(90)과 현대중공업과 하나기술(92)이 레이저가공 기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연구.개발측면에서는 LG전선에서 10여년의 연구끝에 2㎞급 고출력Co⁴레이저 를 실용화하는 단계에 이르고 Nd:YAG레이저의 경우 한국 원자력연구소에서 실용화연구가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산업에 적용하기 위한 레이저 가공기술 연구는 기계연구원, 산업과학기술연구소, 연세대학교 등에서 연구가 진행 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레이저가공기시장은 연간 규모가 2백억원 정도이고 수요도 1백 대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산업규모에 비해 시장규모가 매우 작은 편이다. 산업별 이용형태로는 전체 레이저가공기의 40% 이상이 임가공업체들이 이용하고 있고 기계 및 중공업이 25%의 이용률을 보이고 있는 반면 전기.전자,자 동차산업 등에서는 이용도가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주로 사용되고 있는 제품은 절단용으로 많이 쓰이는 Co⁴레이저가공기 가 전체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1~3㎞급 레이저가 주종이다. YAG 레이저는 시장규모가 미미해 제조업체들이 적극적인 개발 및 판매를 자제하고 있고 마킹용 제품은 자동차, 라디오, 패널인쇄회사를 중심으로 점차 시장 이 형성되고 있지만 아직 초기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국내 제조회사들 은 발진기개발이나 레이저시스템의 자체제작보다는 레이저는 수입하고 시스템은 자체개발, 제작 판매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레이저가공기 제조업체가운데 레이저 발진기를 독자개발한 곳은 LG전선과 원다레이저 뿐이고 대우중공업이나 현대중공업 등 업체의 대부분이 발진기는 수입하고 가공기는 자체 제작하는 방식으로 금속절단기와 용접기를 생산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같이 국내의 응용기술수준이 뒤진 것은 품질의 고도화에 대한 인식부족이 주원인이지만 시장규모가 너무 작아 신기술도입이나 기술축적에는 부담이 큰것도 한 요인이다.
더욱이 레이저기술은 물리 화학등 기초과학과 기계 및 설계등 공학기술이 종합적으로 요구돼 다른 산업에 응용해 실용화하는 데는 높은 안정성과 신뢰도 가 요구되기 때문에 이들 기업이 독자적으로 상품화하는 데는 위험부담이 크다. 그러나 국내 레이저가공기는 연평균 3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최근 경기회복에 따른 제조업체들의 공장자동화와 설비투자열기에 힘입어 레이저가공기시장은 올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 레이저가공기 생산업체들은 현재 폭증하고 있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자체 조직정비.생산기종 다양화 등을 바탕으로 사업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삼성항공 LG전선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대대적인 사업확장을 꾀하고 있고 기존 금속 절단용 Co⁴레이저가 주류를 이뤘던 시장판도도 Nd:YAG 레이저 등으로 다변화 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레이저가공기 사업을 시작한 LG전선은 지난해부터 전국적인 판매망과 AS망을 거점으로 판금관련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LG전선은 지난해 20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LG전선 은 기계연구원과 공동으로 1.8㎞급 고출력 레이저 가공기 국산화를 추진, 현재 발진기의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내 상품화할 예정이다.
LG전선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FMS라인 구축을 목표로 사업을 집중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삼성항공은 지난해 절단용을 중심으로 15억원의 판매고를 올리고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존 화낙 컨트롤러를 세일중공업 CNC로 대체했다.
이 회사는 93년부터 국내 설비투자무드가 학산됨에 따라 올해 인력을 대폭 보충하고 AS망도 개선해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삼성항공은 이밖에 절단기 이외에 전자총용접기, Co⁴용접기, 마킹기분야도강화할 방침이며 현재 차세대 응용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중공업도 지난해 파이프 절단등 새로운 기능을 옵션으로 추가하는 레이 저가공기를 선보이는 등 매출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중공업은 지난해 목조조각 레이저를 출시한데 이어 올해는 5 10인치크기의 하이브리드 절단기 및 발진기를 자체개발한다는 계획을 갖고있다. 지난 92년 다른 기업에 비해 비교적 늦게 레이저가공기 시장에 뛰어든 현대 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목표치를 2배이상 초과 달성했다. 또 지난해부터 대용 량의 레이저가공기 및 열처리기를 개발하는 한편 기계 본체 구조 다양화를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올해부터 단품위주의 판매방식을 중단하고 시스템위주 의 판매전략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사업망 확대 및 신제품개발등에 나선 것은 경기회복 및설비투자확대 그리고 국내 레이저가공기 시장규모가 연평균 30% 이상의 고 성장을 기록, 사업전망이 밝은데 따른 것이다.
중소 레이저가공기 제작업체들도 기술개발과 사업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원다레이저는지난해 광섬유를 로봇에 장착해 자유자재로 임의의 형상을 절단할 수 있는 Nd:YAG레이저를 내놓아 이 부문에서 30%의 매출성장을 기록 했다. 이에 따라 원다는 후속 신제품개발 및 성능보완에 주력하고 있다. 또 관련 연구소와 교류를 통해 레이저시스템 국산화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한독레이저테크는 지난해 반도체 마킹용 Co⁴레이저 가공기를 원자력 연구소 와 공동으로 개발 완료했으며 주력인 Nd:YAG레이저외에도 Co⁴및 마킹시스 템을 원자력연구소 기계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지난해보다 20%정도 많은 12억원을 매출목표로 잡고 있다. 대한설비도 지난해 2백50W급 펄스용 Nd:YAG레이저발진기 및 가공기를 자체 제작한 데 이어 새로 고출력 YAG레이저의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올해는 2~3 전부터 일기 시작한 엔고의 영향으로 일본 수출을 본격 계획하고 있기도 하다. 하나기술은 지난해 3월 영국의 루모닉스사와 기술제휴, 용접전용기 럭스타를이용한 시스템을 새로 선보인데 이어 올해부터는 YAG레이저가공기사업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지난해 달성했던 매출액 10억원을 훨씬 상회하는 목표를 설정해 놓고 있다.
한광은 93년 하반기 스위스의 바이스트로닉스사와 기술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2.8㎞급 플라잉 옵틱방식의 Co⁴레이저가공기 바이스타 3015를 선보여 호평 을 받은데 이어 새로 95년형 첨단 성능의 차세대 HBM레이저가공기를 개발했다. 이밖에 신규업체로 두산기계가 지난해말 1.5㎞급 레이저가공기 개발을 완료, 올해 하반기부터 시판에 나설 예정이며 효성중공업도 50W급 YAG레이저를 자체개발 시장 참여를 서두르고 있다.
이처럼 올해 레이저가공기시장은 레이저 가공기 생산업체들의 사업확대와 신규업체들의 시장 참여로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레이저가공기시장 의 판도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각 업체들의 뜨거운 열기만큼 레이저가공기 시장규모가 커질 것으로예상하기에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기능인력 부족을 비롯한 기술교류미비, 중복투자, 부품의 국산화율 저조 등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또 연구종료 후 상품화까지 지속적인 지원체제가 부실한 점도 문제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레이저업체들은 정부가 레이저관련산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줄 장기적인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처럼 레이저에 대한 광범위하고 집중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기관이나 센터를 설립해 기업체의 요구가 있을 때마다 기술을 전수해주는 체제를 만들어야 할 것으로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국내 레이저관련 산업이 발전하는데 또 다른 장애요인은 기술력의 열세로 일본이나 독일등 선진국 업체들에게 적지않은 국내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는점이다. 특히 외국의 일부업체들은 덤핑판매도 불사해 국내 업체들이 적지않은 피해를 입는 사례도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조 용 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