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전문 집단보세공장(보세빌딩) 설치는 그동안 뚜렷한 경쟁력 약화에 시달려온 컴퓨터 등 중.소 정보기기 제조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수출 확대를 촉발하는 획기적인 조처로 평가된다.
보세빌딩이란 이 건물에 입주한 업체 전체를 하나의 보세공장으로 지정, 부품수입에 따른 관세부과를 유예하는 한편 수출제품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
소득세등 각종 세금을 면제해주기위한 것.
따라서 이 보세빌딩에서 생산한 제품을 국내시장에 판매할 경우 통관절차 간소화에 따른 부품수입 기간 단축으로 제품을 적기 출하할 수 있으며 특히 수출에 대해서는 관세를 포함한 각종 세금이 면제돼 최근들어 계속 하락세를보이는 컴퓨터수출을 확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보산업연합회는 이와관련, 우선 통상 6개월이 걸리는 제품개발 기간이 3개 월로 단축됨에 따라 시장대응력을 높일 수 있으며 이에따른 금융비용 절감으로 원가를 10%까지 낮출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정보기기 제조부문이 활성화되고 부품산업을 육성하는 효과 도 기대돼 이 경우 시장창출 효과가 최고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게 정보산업 연합회의 추정이다.
이 정보통신 보세빌딩 설치방안이 처음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하반 기.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기술집약적 첨단산업인 컴퓨터 같은 정보기기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빠른 시장대응력에 있는데 비해 그동안 부품수입 기간이 통상 3개월이나 걸리는 등 현행 관세.통관제도로는 산업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 당초 과기처와 손잡고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관심대상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 보세공장 제도는 그동안 마산 등 수출자유지역 공장이나 항공기 기내식공장 등에 한해 특수하게 적용됐을 뿐 첨단 산업분야에 적용된 적이없다는 점에서 초기에 관세청이 난색을 표명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현재 정보산업연합회가 보세빌딩 허가에 관한 주관기관인 관세청 은 물론 청와대, 정보통신부 등과의 업무협의를 통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냄으로써 사실상 성사단계에 들어간 상태다.
관세청의 경우 각 입주사마다 보세공장 허가를 내줄 수는 없으나 건물전체를 집단적으로 하나의 보세공장으로 지정하는데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정보통신부도 이 사업을 정보통신산업 육성정책의 하나로 채택,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는 것이 정보산업연합회측의 설명이다.
현재 정보산업연합회가 추진하는 보세빌딩은 공동창고와 제품전시장, 공장및 사무실.휴게실 등을 갖춘 지하 1층, 지상 5층의 연면적 7백50평 규모로 김포 공항, 관세청, 용산전자상가 등이 설치대상지역으로 물망에 올라있다.
정보산업연합회는 따라서 이달에 2개사를 시범업체로 선정, 보세공장 신청을 하는 한편 상반기중에 약 20개정도의 입주사 선정작업도 마무리,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은 빌딩을 임대할 경우 약 5억원, 구입할 경우 15억원 가량이 예상되는데 정보산업연합회는 이 예산을 정부의 지원과 입주희망사의 출연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이 정보통신 보세공장이 적절히 활용될 경우 계속 위축돼가는 중소 컴퓨터업체들의 경쟁력을 살리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지만 예상되는 부작용이 없지는 않다.
가뜩이나 기승을 부리는 CPU등 부품의 유출가능성과 외국산 부품수입을 오히려 확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정보산업연합회 관계자는 이와관련, "보세공장의 관리를 철저히 하는 한편수출지향의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입주업체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