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상현;정보통신부 장관

정보통신산업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정부조직개편으로 체신부가 정보통신부 로 바뀌면서 그동안 각부처로 분산돼있던 정보통신정책이 정보통신부로 일원화됐고 범국가적으로 "초고속정보통신기반 구축사업"이 추진되는 원년이다.

새로 출범해 새해 사업 구상에 여념이 없는 경상현 정보통신부장관을 본지 이현덕 정보통신산업부장이 만나 올해 정보통신정책 운영방향과 개혁내용 등을 들어 보았다. <편집자주> *우선 장관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초대 정보통신부장관으로서 감회가 남다를텐데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한 나라의 정보통신 정책을 짊어지는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습니다. 우선우리나라 전자.정보통신 분야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하고 있는 전자신문에 이번 기회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 정보통신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각오입니다" *요즘 정보통신환경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을 지배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정보통신 부의 정책방향은 어떤 식으로 이끌어 나갈 계획입니까.

"정보통신부는 무엇보다 민간의 자율을 존중하고 정부의 행정규제를 최소화 시켜 국내 정보통신업계의 국제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최우선 정책기조 로 삼을 예정입니다. 국민의 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하거나 시장의 자율조정능력이 없어져 정부가 최소한도의 질서를 잡아줘야 할 필요가 있을 경우등을 제외하고는 "규제가 없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각종 규제는 최대한 완화 또는 철폐해 민간업체들이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지원할 방침입니다. 정부가 해야할 일은 우리나라의 정보통신이 잘되도록 여건과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해야 할 일이 있겠습니다만 올해 어떤 사업에 가장 역점을 두실생각입니까. 정보통신부는 올해 *정보산업의 육성 *전파방송의 진흥 *우정자립의 추진 *체신금융의 확충 *국제협력 강화 등의 시책을 통해 "정보통신의 세계 화"를 추진해 나간다는 기본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는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일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부처에서 산발적으로 추진돼온 정보 통신 업무가 일원화됨에 따라 종합적인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정보화촉진기본법 제정을 서두를 계획입니다. "정보화촉진 기본법"은 빠른 시일안에 재검토작업을 통해 내용을 전면 수정해 행정부의 검토를 거쳐 7, 8월쯤에 열리는임시국회에 상정할 예정입니다" *정부나 민간업체, 그리고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아무래도 초고속정보통신 기반 구축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추진방향을 듣고 싶습니다. 초고속정보통신기반구축사업은 단순히 광케이블을 깔고 정보의 고속도로망 을 만들어 가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사업은 국민 누구나 정보통신 의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데 근본적인 목적이 있습니다. "초고속" 사업의 성패 여부가 결국 21세기에 선진화된 나라가 되느냐를 판가름할 것이라는 판단 에는 이의가 없을 것입니다. "초고속"사업을 진행시키는 과정을 통해 정보통신분야의 사업이나 산업환경이 크게 발전할 것임에 틀립없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망의 구축과 활용에 민간의 자율적 참여를 유도하고 이를 저해하는 모든 규제를 과감히 완화 또는 철폐할 생각입니다. 그래야만 민간이 가진 창의와 활력이 제약없이 발휘될 것입니다.

또 구축된 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작업입니다. 국가와 사회전반의 정보화와 산업활동 그리고 국민생활의 정보이용 활성화가 강도 높게 추진됨으로써 각 분야의 세계화를 촉진하고 국민생할 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정보통신기기,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등 정보통신 각 분야의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제품의 수요가획기적으로 확대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초고속정보통신기반 구축사업은 정보화와 정보산업 육성을 통해 다음 세대가 복된 선진사회에 살 수 있는 기틀을 준비하는 "정보통신부의 총체 적 노력"을 뜻하는 것입니다" *올해 초고속정보통신기반 구축 사업은 어떻게 추진할 방침입니까.

"첫번째로 해야할 일은 이 사업이 국가 사회전분야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시책을 도출하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 오늘의 정보통신망과 미래의 정보통신고속도로와의 연계를 정립하고 현재의정보통신 사업구조, 구조조정정책, 기본통신 다자간협상 결과에 따른 시장 개방, 그리고 정보고속도로를 중심으로 한 초고속정보통신기반간의 단절없는 조화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두번째로는 민간기업이 기술력과 경영능력에 따라 자유롭게 참입하고 퇴출할수 있는 사업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작정입니다. 기득권을 가진 사업자들의 프리미엄은 인정하지 않겠습니다. 스스로의 능력을 바탕으로 시장경쟁에서 이긴자 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서비스 분야 못지 않게 기기산업의 경쟁력 확보도 중요한 과제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한 연구보고서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국가 경쟁력이 미국이나 일본등에 비해 크게 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보 통신기기 산업 발전을 위한 복안은 무엇인지요.

"기술격차를 단숨에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나라가 20여년전 정보 통신 산업을 시작했을 때에는 지금보다 훨씬 기술격차가 심했습니다.

다만 예전처럼 남의 기술을 그대로 베끼는 방법으로 기술격차를 줄일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역시 민간의 꾸준한 기술개발 노력과 창의력이 요구 되는 분야입니다. 정부는 민간이 독자적으로 하기 어려운 기초기술, 기반기술 연구에 몰두하고 기업은 경쟁에 이기기 위해 스스로 판단하고 노력하는 풍토를 만들겠습니다" *새해들어 통신시장 개방문제가 통신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협상 당사자인 정보통신부의 대응전략은 무엇입니까.

"기본통신 다자간 협상이 우루과이라운드(UR) 후속협상으로 WTO체제내에서 96년 4월30일을 협상 종료시한으로 진행중입니다. 현재 여기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등 25개 주요 통신국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주요 쟁점은 잘 아시는 것처럼 기본통신시장의 외국인 참여 허용여부와 규제완화등 입니다.

우리는 사실상 이미 오래전부터 기본통신시장 개방에 대비한 다각적인 대책 을 시행해왔습니다. 우선 통신사업의 민영화와 경쟁확대를 통해 국내 통신사 업자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특정사업분야에 대한 외국사업자의 진입을 줄이기 위해 요금구조를 원가에 기초한 수준이 되도록 단계적으로 조정해나가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우리의 개방 상황을 바탕으로 한 다단계 전략을 수립, 주요현안에 대해 상대국과 동등한 수준의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대안을 개발하고 시장 개방이 국내 통신사업의 해외진출 기회로 연결될 수 있도록 공세적인 협상을 진행할 방침입니다" *올해는 새로 허가해야하는 사업이 많습니다. 시외전화, PCS, 위성방송등 신규 통신사업권 허가는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십니까. 또 한국통신, 한국이 동통신등의 민영화 일정도 중요한 관심사인데요.

"지난해 통신사업에 경쟁을 확대하는 내용의 구조개편 방침이 확정되고 관련 법 개정이 완료됨에 따라 금년중에 신규사업자를 가능한 빠른 시일안에 허가하여 경쟁구조 도입을 마무리 지을 방침입니다.

우선 시외전화사업 허가는 기존 사업자와의 공정경쟁 여건조성이 우선돼야하므로 먼저 통신망간 접속료제도와 요금구조조정등을 정비한 후 하반기에 신규사업자를 허가할 계획입니다.

또 개인휴대통신(PCS)사업허가는 전국을 사업구역으로 하는 1개 사업자를 연내에 허가하고 주파수 여건과 기술개발 추세및 시장 여건등을 감안해 경쟁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통신사업자의 허가는 각계 전문가로 전담반을 구성해 허가계획을 수립하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심사 평가하는 등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에 중점을 둘 것입니다 *정부 조직개편 이후 아직까지 부처간 업무영역 분장이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특히 컴퓨터와 반도체 부문은 예전처럼 두개 부처가 영역 다툼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정보통신망.전산망 또는 방송망을 구성하거나 이에 접속.사용되는 기기및 관련부품의 지도 육성"등이 정보통신부로 이관된 것은아실 것입니다. 이처럼 업무영역은 당초 정보통신부 확대개편의 취지에 맞게조정됐으며 사무분장상 문제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전자기기와 정보 통신기기의 융합현상에 따라 소관업무가 중복되는 경우에는 상호 협의를 통해 원만히 조정해 나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조직개편으로 정보통신부로 이관된 정보통신 유관단체들의 통폐합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복안을 듣고 싶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법률에 근거하여 설립된 단체를 제외하고는 각 단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 방침입니다. 다만 정부와 민간 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기능조정전담반"을 구성, 불필요한 업무의 중복을 방지하고 정보통신정책 추진을 보다 효율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능조정을 해 나갈 방침입니다" <정리=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