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수요와 욕구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동질화됐다." 하버드대학의 T레비트 교수의 말이다. 그는 범 세계적인 제품 및 상표가 지배하는 시대가온다고 예고했다. 종전 국내에서 팔던 제품을 전세계에 팔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범 세계적 판매전략"의 논리적 근거를 제시한 유명한말이다. ▼세계 유명업체들은 이 전략을 실행에 옮겼다. 그런데 이 전략을 적용한 회사들은 파멸을 맞았다. 파커사는 적자 끝에 펜 사업부를 매각했다. 에르고 라즐로"상표의 피부 미용제를 피부가 하얀 호주인과 가무잡잡한 이탈 리아인에게 똑같이 판매하려던 시도도 파탄을 가져왔다. ▼레비트의 이론은 맹점을 지니고 있었다. 동일제품이 모든 지역에서 통할 수는 없었다. 다양한 문화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했던 것이다. 영국 힐 세뮤얼 머천트뱅크가작성한연구보고서는 유럽조차도 획일적인 것으로 간주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프랑스 주부는 위에서 세탁물을 집어넣는 세탁기를 좋아하는 반면 영국 주부는 앞에서 집어넣는 세탁기를 좋아한다. 독일 의사는 저혈압을다량의 투약이 필요한 증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영국의사의 생각은 이와는 다르다"고 보고하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의 시드니선언 이후 해가 바뀐 지금도 한반도는 "세계화"열기에 휩싸여 있다. 그런데 우리 모두 잊어서는 안될것이 있다. 세 계화는 동질화와 동일개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오히려 다양한 문화 를 인정하는 데서 비롯된다. 레비트의 전략이 문화의 다양성을 토대로 수립됐다면 "값 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던 이론"에 그치지는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