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32비트 게임기 공격적인 경영 힘입어 판매 호조

LG전자가 32비트 3-DO게임기 "얼라이브"를 선보이면서 평소 기업의 보수적인 성격과는 달리 초반부터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32비트게임기의 판매단계에서부터 LG전자는 양재동 물류센터에서 대리점사장 들과 국내영업관련 임직원들의 참석하에 "제품출하식"을 갖고, 게임기시장의석권의지를 다진데 이어 "얼라이브"의 붐 조성을 위해 게임기업계에서는 처음으로 TV광고를 실시하는 등 대대적인 광고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12월 한달동안 LG전자는 "얼라이브" 전체광고비의 18.7%인 3억8천만원 을 지출, PC광고비 2억4천만원보다 많은 광고물량을 투입하는 등 5대 가전제품이외의 품목임에도 상당한 광고비를 책정, 집행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광고담당자는 "1월부터 오는 5월까지 총 9억원상당의 광고물량 을 쏟아 부을 방침"이라면서 "이같은 광고비는 멀티미디어사업 중에 처음 사 업화하는 품목인 3-DO플레이어의 보급확산에 LG전자가 얼마나 전사적인 노력 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LG전자는 16비트게임기와 "얼라이브"를 차별화하기 위해 광고문구부터" 이제 16비트게임기시대는 끝났다"라는 문구를 사용, 경쟁업체들의 신경을 자극하는 등 지금까지 LG전자가 갖고 있던 보수적인 특성과는 전혀 다른 공격 적인 모습까지 보이면서 게임기시장의 장악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2월중순부터 선보인 32비트게임기의 판매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호조를 보이면서 경쟁업체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32비트 게임기를 출하한지 한달만에 LG전자는 가전대리점과 용산에 있는 총판 2개점 등에 총 5천대 수준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디스크미디어SBU 산하 기획관리실의 박귀현 실장은 "지난해 10월15일 부터 32비트게임기를 생산하는 1개라인을 풀가동, 하루 1천대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면서 "지난 12월 한달동안 미국시장에 2만대를 선적했으며 12월12일 부터 국내시장에 출하하기 시작한지 한달만에 5천대가량을 출하했다"고 말한다. 이같은 수치는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지난해 12월 한달동안 16 비트게임기를 각각 7~8천대를 판매한 점으로 미루어 볼때 거의 대등한 수준 이다. LG전자가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32비트게임기는 당초 판매가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16비트게임기 중심의 국내 게임기시장에서 일단 성공적 인 출발을 보이면서 곧 제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경쟁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 3-DO게임기는 시장장악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아직은 국내 시장에서도 성공할 것으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 라면서도 "LG전자가 32비트게임기를 내놓으면서 대대적인 공세를 취하고 있는 것은 의외"라고 말하고 있다.

평소의 기업성격과는 다르게 32비트게임기 분야에서 펼치고 있는 LG전자의 초반공세는 16비트게임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국내 비디오게임기시장을 일대 재편시킬 것이라는 성급한 예상마저 낳을 정도로 경쟁업체들을 자극시키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원철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