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미 MS사의 "봅"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새해 벽두에 전세계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냈다.

게이츠회장이 이달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95동계 가전전시회(CES)에서 초보자도 쉽게 컴퓨터를 다룰 수 있도록 하는 기본프로그램을 발표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 이름은 미국인들에게 친숙한 "봅"(Bob).

"봅"의 최대목표는 컴퓨터의 사용환경을 TV처럼, 혹은 그보다 더 간단하게만드는 것.

MS사가 이번에 밝힌 봅의 대략적인 특징은 각종 기능을 그림이나 캐릭터로나타내 컴퓨터 초보자라도 원하는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오는3월 시판될 봅의 초판은 윈도즈3.1에서 응용프로그램으로 사용되며 편 지쓰기 전화번호 주소록 전자우편 등 8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봅은 우선 사용자에게 12개의 만화캐릭터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선택된 캐릭터는 컴퓨터화면위에서 사용자의 비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캐릭터들은 각각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어떤 캐릭터는 사교적인 반면 다른 캐릭터는 유머감각이 뛰어나다.

또 다른 캐릭터는 "주인"의 명령에 쉽사리 따르지 않으며 도움을 주는데도신속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봅이 이렇게 다양한 성격의 캐릭터들을 제공하는 것은 사용자들이 각자 자기성격에 맞는 "비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봅의 두번째 특징은 각 캐릭터들이 그들의 주인에게 어느 정도의 도움을 주어야 할지를 재빨리 알아챈다는 것이다.

예컨대 캐릭터는 컴퓨터 사용이 능숙한 사용자에게는 아이들보다 훨씬 적은 정보를 제공한다.

봅의 세번째 특징은 주인이 컴퓨터를 사용할 때 어떤 것을 선호하고 어떤 점에서 어려움을 느끼는가 하는 것까지 알 수 있다.

또 네번째 특성은 현재 사용중인 윈도즈나 여타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달리 사용자가 작업중인 내용과 관계있는 메뉴만 제공해준다. 현재 윈도즈는 사용자에게 명령어로 가득찬 메뉴를 나타내 사용자가 찾고자하는 것을 쉽게 찾아주지 못하고 있다.

다음으로 다섯번째 특징은 사용자 자신의 취향에 맞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봅은 사용자의 구미에 맞게 꾸밀 수 있는 여러개의 "방"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봅의 이처럼 편리한 사용자환경에도 불구하고 봅에 대한 비판도 있다. 비판론자들은 MS가 PC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사용자들의 요구는 무시한 채 지나치게 컴퓨터 초보자들의 사용자 환경만 고려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게이츠회장은 "봅은 단지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에서 중요한 변화의 시작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봅"이 과연 성공할지는 아직 아무도 확답을 줄 수 없다.

그러나 봅이 지향하는 최종 목표가 인간의 목소리를 컴퓨터가 알아 듣고 그 명령을 처리하는 것으로 볼 때 사용하기 쉬운 컴퓨터 환경을 조성하는데 중요한 일조를 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 할 수 있다. <박상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