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몇 해 전 동남아 진출붐이 일 때다. 제조업체들이 너도 나도 동남아 현지에진출하려고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결과는 지나친 과당경쟁으로 상대방만 이롭게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당 지역의 관습이나 투자조건 등에 대한 정확 한 정보없이 오직 남보다 먼저 진출하는 데 정신을 쏟다보니 부작용을 낳았던 것이다. 상대방은 국내기업들의 과당경쟁을 역이용해 자신들의 실속을 챙겼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은 주도면밀하지 못한 자신들의 경영 자세를 반성했다. ▼요즘 대기업을 중심으로 방북붐이 다시 일고 있다. 이미 남북경협 과 관련해 북한을 다녀온 기업체들이 상당수에 달한다. 남북경협을 통해 상호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남북경협도 사업인 만큼 치밀하게 추진해야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이미 모재벌기업이 최근 북한을 방문하는 시점에 맞춰 2천8백여톤의 설탕을 무상 으로 제공했다고 한다. 그동안 국내기업인들의 방북이 늘어나면서 국내법을 어겨가며 북한에 금품을 제공한 경우가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만이 북한에서 우선권을 확보하자는 태도라고 할 수 있겠지만 결과는 나쁜 선례를 남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기업들은 아직 남북 정부간에도 제도적 장치가 없는 상황을 인식해야 한다. 저마다 북한에서 독점적 위치확보에만 급급한 나머지 북한이 요구하는 사항을 전부 수용했다가 이를 이행못하면 남는 것은 불신밖에 없다. 이래 저래 남북경협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업들이 신중하게 추진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