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의 사업재구축이 활발하다. 치열한 경쟁관계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특히 미국 일본 독일등 선진국의 완성차업계와 부품업체간의 협력관계 변화는 대표적인 것으로서 관련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세계 자동차산업의 사업 재구축 움직임은 자동차산업의 장기적인 불황에 기인한다. 그러나 직접적인 발단은 80년대 초부터 일본이 자동차생산 제1위국 으로 부상, 무역마찰을 일으키면서부터다. 독일을 중심으로한 유럽의 자동차 업체들은 처음엔 양적인 수입규제나 환율조정등 국제 금융정책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자동차 수요가 둔화되면서 합리화작업은 본격화된다. 미국도 이같은 상황에 직면한 것은 마찬가지다. 일본의 자동차업체들도 버블경제가 붕괴된데다 엔고까지 겹쳐 기존 일본식 생산방식이 뿌리째 흔들리기 시작했다.
미국은사업 재구축의 주된 전략으로 벤치마킹을 도입, 자동차생산 1위국 자리를 되찾았고 유럽기업들은 일본식 생산방식을 부분적으로 도입하면서 자동 화와 인간의 창의성을 결합시킨 독자적인 방식을 강구하기에 이르렀다. 일본 도 전통적인 관계의 틀을 벗어나 고용과 협력기업과의 관계에서 경쟁의 요소 를 찾는 유럽의 생산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완성차업체들은 처한 현실과 입장은 달라도 사업 재구축 방향에는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즉 생산라인의 자동화, 모듈화, 정보화 추진과 비효율적인 관리조직의 축소 및 비용절감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물류체계 및 부품업체 관리의 전면적인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특히 거의 모든 업체들은 부품업체 관리의 재편을 사업재구축에서 가장 중요한 측면으로 이해하고 있다.
사업 재구축에서 부품업체 관리방식의 기본 방향은 "시스템화"다. 이는 완성 차업체와 부품업체간의 조직적인 협력체제 구축과 자율적인 부품업체간의 경쟁력 제고를 두 축으로 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유럽 완성차업체들이 일본식 생산방식으로 부품업체와 장기적 인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와는 반대로 일본 업체들은 불황 및 엔고 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력있는 부품업체와 자율적이고 합리적인 관계를 형성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이들 선진 자동차업체는 시스템화를 기본으로 부품의 공용 화, 부품수의 축소를 서두르고 있으며 부품업체들의 대형화.국제화는 물론 경쟁력확보를 위해 부품의 해외조달까지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전통적인 부품업체 선정기준은 가격이다. 그러나 이제는 시스템 화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 포드사의 풀서비스시스템(FSS)이나 크라이슬러의통합시스템공급 ISS 등은 시스템화의 단적인 예다. 이들 회사의 시스템업체 로 선정되면 협력업체의 품질관리는 물론 기술개발까지 책임지도록 대폭 권한이 위임된다. 이에 따라 완성차업체는 최소한의 조립만 함으로써 품질관리 와 생산성 향상에 주력할 수 있다.
70년대 초 이래 가장 심각한 불황에 봉착한 독일의 자동차산업은 시스템공급 업체의 감소와 부품의 해외구매 증대, 조직재구축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 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 달리 비교적 계열화가 잘 이루어 졌던 일본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품회사를 끌어안고 육성하는 전략에서 탈피, 자율적인 연구개발 능력을 가진 부품업체들을 새로 조직화하는 시스템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즉 하청계열업체에 원가절감압력을 가하기보다 자율적으로 경쟁력을 높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자동차 모델을 축소하고 부품의 공용화 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하고 있고 완성차업체의 자동화에 대응한 일체화를 추진하기 위해 부품업체의 통폐합을 시도하고 있다. <조용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