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반도체생산업체인 삼성전자(대표 김광호)가 올해부터 반도체사업을 완전주문생산체제로 바꾸면서도 대리점에 대한 납기를 지금까지 주문후 1~2 개월에서 3~5개월까지로 2~3개월 늘릴 방침이어서 대리점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25일 관련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 반도체대리점사장들을 대상으로 95년 반도체영업정책을 발표하면서 올해부터 내수부문의 반도체사업 도 완전주문생산체제로 바꾸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올해 수주에서 납품및 수금등 유통과정의 업무를 완전 전산화한 통합시스템을 구축하기로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국내대리점공급분을 철저히 주문생산하고 납기도 최소3개월에서 최대 5개월까지로 늘린다고 공식발표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반도체대리점들은 올해부터 최소 3개월전에 수요를 예측 주문을 해야 제품을 제대로 공급받아 장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또 올해 국내반도체영업을 제조업체위주로 전개하기로하고 이 방침에 따라 영업해 줄 것을 8개반도체대리점에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반도체내수영업정책은 반도체유통의 단계를 최소화하고 이를 통해 저렴한 값으로 제조업체에 공급하겠다는 뜻이 담겨있지만 정확한 수요예측을 기반으로 계획생산해 시장변화에 따른 재고부담을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자체전략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8개반도체대리점들은 제품납기 연장방침에 대해 "이는 반도체유통을 완전히 제조업체위주로 끌고가겠다는 처사"라며 "하루가 멀다하고 수급 상황과 가격이 변하는 반도체유통산업에서 어떻게 3~4개월전에 수급을 전망 하고 주문할 수 있느냐"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 대리점들은 또 "삼성전자의 정책추진배경은 이해가 가지만 유통업체로 서 정확한 판매계획을 잡기 어려운 상황에서 주문기간을 지금보다 2~3개월 앞당기라는 것은 결국 시장변화에 따른 충격을 대리점이 부담하라는 뜻이나마찬가지 라며 재고부담에 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납기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지만 공급기간은 제품 별로 제조공정이 다르기 때문에 천차만별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제, "올해 반도체사업방침은 기본적으로 제조업체위주의 영업과 정확한 수요예측에 따른 계획생산체제 정착이며 대리점공급정책은 이러한 계획에 따라 추진되는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김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