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독일의 유명 카메라메이커인 롤라이사를 인수한 것은 국내 광학관련 기술확보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화 전략아래 93년부터 미 어레이사, 일 럭스사, 미 IGT사 등 7개 해외기업을 인수했다. 또 지난 21일에는 일본의 상장업체이자 반도체 장비 및 현미경 전문업체인 유니온광학을 인수했고 이어 24일에는 독일의 카메라회사인 롤라이사를 인수했다. 이에따라 국내 및 해외 경쟁업체들은 삼성 의 이같은 움직임에 바짝 긴장한 상태다.
업계에선 삼성항공이 아닌 삼성전자가 카메라회사를 인수한 것은 카메라 관련기술뿐 아니라 광응용기기와 관련한 각종 기술을 받아들임으로써 기초를 다지려는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롤라이사 인수는 국내 카메라산업에도 기술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예상된다. 현재 국내 카메라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항공은 카메라사업에 진출한지 15년이 됐으며 카메라 단일품목으로 1억달러 수출을 달성하는 등 자동카메라 시장에선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는 단계이지만 변변한 일안리플렉스(SLR)계 열의 카메라 하나도 못 만드는 실정이다. 카메라렌즈를 만드는 기술이 캐논니콘등 일본 카메라업체나 독일 업체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항공측도 렌즈개발에 열중하고 있으며 창원공장에 생산라인을 구축, SLR계열 카메라 생산을 준비하고 있지만 과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만큼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독일 롤라이사의 기술을 받아들여 제품을 생산할 경우 카메라수준이 크게 향상됨으로써 국내카메라 발전에 고무적인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삼성의 롤라이사 인수는 단순히 카메라기술 확보차원만이 아니라는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광응용제품의 경우 소비재로는 카메라와 쌍안경 등이 대표적이지만 생산재로 적용할 경우 반도체산업을 비롯, 각종 정밀산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기가 된다. 여기에 전자기술을 결합시키면 복사기와 캠코더는 물론 기존 카메라를 대체하기 위해 최근 미국과 일본에서 선보이고 있는 디지털카메라등무궁무진한 시장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분야의 호황 덕에 지난해 1조원의 순이익을 냈다. 그러나 일본 경쟁업체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으며 이제는 반도체시장을 주도해 나가야 할 입장에 서게 되자 기초기술의 부재를 절실히 느끼게 된 것이다. 초정 밀산업인 반도체분야에서 광학기술은 생명으로도 표현되는데 광응용장비를생산하는 기술이 없다는 점이 삼성을 불안하게 만든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마디로 삼성의 롤라이사 인수는 롤라이사의 광응용기술 확보에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롤라이사 인수를 통해 얻게 되는 부수적 효과도 있다. 국내시장 을 개방하게 되면 첨단기술과 치밀한 마케팅으로 침투하는 해외업체들을 막을 방법이 없다. 일본의 카메라업체들을 중심으로 외국업체들이 올해와 내년사이에 국내지사와 전문상점을 설립하고 일본 특유의 가격인하 마케팅을 구사하게 되면 국내 카메라산업이 무너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롤라이사 인수는 삼성항공에 렌즈개발의 핵심기술을 제공해주고 유럽연합(E U)시장에 쉽게 침투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국내 카메라시장에 활력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해외기업 인수가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국제경쟁시대에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이 일궈놓은 결과를 돈주고 사는 것보다 우리 스스로의 노력으로 얻어내는 것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반확보의 정도이기 때문이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