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속성장을 거듭했던 국내 혼성집적회로(HIC)시장이 지난해 크게 위축됐고 이에따라 관련 공급업체들도 대부분의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하는 부진을 겪었다.
유양정보통신.LG전자부품.대우전자부품.단암산업.삼성전기 등 주요HIC공급업체들은 지난해 대부분 수출은 그런대로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매출의 주류를 이루는 내수시장에서 큰 부진을 겪음으로써 전체적으로 마이너스성장을 할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국내 주요 HIC업체들의 매출부진은 사실 업체들 스스로도 미리 예상 했던 것이었다.
내수 및 수출증대에 편승한 국내전자산업의 호황국면에도 불구하고 HIC업계 가 콘덴서.저항기.스위치.릴레이 등 일반전자부품산업과 달리 이같은 침체를 보인 것은 기본적으로 주수요처였던 TDX관련물량의 급감과 직결돼 있다.
HIC는 지금까지 TDX(국산전전자교환기)개발 및 보급활성화에 편승해 성장을 거듭해온 산업으로 최근 TDX수요가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곧잘 제기돼 왔었고 이에따라 HIC수요도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TDX의 성장한계로 인한 HIC수요부진을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업체들의 매출이 이처럼 격감한 것은 수요부진상황이 예상보다 빨리 다가왔고 그러다보니 각 업체들의 대체수요발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다.
란암산업.유양정보통신 등 HIC전문업체들은 물론이고 삼성전기.대우전자부품.LG전자부품 등 종합부품업체들은 TDX수요부진과 이에따른 HIC 물량감소가 본격화되는 시점을 95년으로 예상, 신규사업 및 대체상품판매시점도 95년으 로 설정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가 지금까지 TDX관련분야에서 전체HIC매출의 70%가량을 충당 해 왔으나 이것이 30~40%로 줄어들고 TDX물량 이외의 분야에서 매출을 거두기 위한 대체수요발굴도 제대로 되지못해 매출부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최근 적용이 일반화되고 있는 표면실장 기술의 보급확대추세도 국내H IC업체들의 매출부진에 한 몫을 했다.
그러나 주수요처인 TDX물량의 급감과 표면실장기술의 일반화에도 불구하고 HIC산업이 아직 사양산업이란 평가를 받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난해의 매출부진이 국내업체들의 성장폭을 더욱 크게 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표적인 예가 유양정보통신이다.
유양정보통신은고부가가치의 슬림형HIC매출이 호조를 보인 점도 있지만 최대수요처인 중국과 동남아시장개척에 성공, 수출이 34%가 늘어난 1백82억원 을 기록하면서 내수부진을 어느정도 만회하고 있다.
특히 국내HIC기술 수준이 자립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HIC 산업은 성장 동인을 이제는 국내시장이 아닌 중국, 동남아, 유럽, 미주 등 해외시장에서 찾아야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HIC산업이 기본적으로 세일즈 엔지니어링(Sales Engineering)산업임을 감안할 때 전문인력의 육성 및 연구개발투자강화로 대체수요발굴에 적극 노력함으로써 특정분야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것이 요구된다.
특히 90년대들어 자동차의 전장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ECU(엔진 컨트롤 유닛 .TCU 트로틀 밸브 컨트롤 유닛) 등 TDX 못지않은 수요가 곳곳에서 발생하고있다. 자동차.산업용기기.AV 등 국내업체들이 그동안 소홀히 했던 고기능의 파워HI C분야에 대해 연구개발강화 및 사업활성화를 추진할때 국내HIC산업은 재성장 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에는 이들 새로운 수요시장을 비롯한 전반적인 전자관련산업의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HIC산업과 관련한 주변환경도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어 95년은 재성장을 가늠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기대되다.
<조시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