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심화되고 있는 전자부품생산관련제반원부자재가격폭등사태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 같지 않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석유화학관련제품의 품귀는 미엑슨사의 화재사고를 시작으로 지난해 여름 일본 주요석유화학업체들이 유례없는 가뭄으로 공장가동률이 50%를 밑돌면서본격화됐고 최근에는 고베를 강타한 관서지진으로 일스미토모사 등의 생산차질이 우려되는 등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국내에 필름 콘덴서 정밀급 베이스 필름을 공급하고 있는 독일 칼레사는 이같은 석유화학제품의 수급불안 및 가격폭등 현상이 최소한 3년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석유화학제품에서 비롯되는 원부자재 수급불안 및 가격폭등은 천재지변적 사고인 반면 전자부품 생산의 필수원부자재로 사용되는 동파동은 가수요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런던및 뉴욕 등지의 현물시장에서 비롯된 동시세의 폭등에 대해 국내업체들 은 올해에는 지난해 초에 비해 2배수준인 톤당 3천7백달러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맞춰 사업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그동안 침체됐던 유럽.미주 등 선진국의 전자산업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있고 이같은 세계경기회복기대심리에 편승한 가수요까지 발생, 가격폭등으로 이어지고 있어 조만간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미주지역의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유동자금이 현물시장으로 몰릴 것이라는 때 이른 전망도 나오고 있어 가수요대상품목은 더욱 넓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밖에 펄프류도 최근 다시 폭등사태를 보이고 있고 세라믹로드.알루미늄박.
니켈등도 당분간은 수급균형 및 가격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이 일반적이다.
이같은 원부자재의 수급불안 및 가격폭등은 업종 구분없이 국내 전자부품생 산업체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상대적으로 입지가 허약한 중소전문 업체들에 타격을 주고 있다.
원부자재가공업체는 가공업체대로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으며 수요업체인 전자부품업체는 나름대로 공급가인상에 탄력적으로 대응치 못해 어려움을 겪고있는 형편이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생산업체들이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리드프레임업계의 경우 상당수의 업체가 삼성전자.LG반도체.아남산업등 계열반도체회사들에게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동파동이 발생해도 가격을 탄력적으로 운용,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저항기.콘덴서 등 전자부품 전문생산업체들은 세트업체와의 반종속적 인 "관계"로 인해 탄력적인 가격인상이 사실상 불가능해 한숨만 쉬고 있는실정이다. 특히 주요세트업체들이 원부자재파동이 본격화됐던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 주요가전제품의 가격인하를 단행함으로써 전자부품업체의 가격인상을 어렵게하고 있으며 실제로 세트업체들은 부품업체들의 가격인상요청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심화되고 있는 원부자재 수급불안 및 가격폭등사태에 대한 문제해결의 시발점은 세트업체의 전향적인 태도변화와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도 및 보호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중소부품업체의 한관계자는 "현상태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정상적인 경영은 불가능하며 특히 올 춘투를 넘기 힘들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한다.
특히 지난해의 전자산업호황에 따라 근로자들의 임금인상기대심리가 팽배해 있는 상황에서 세트업체 및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마련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결국은 세트업체의 생산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상황마저 우려된다 는 설명이다.
전자부품업체도 이번 원부자재 수급불안 및 가격폭등을 시발로 물류혁신 등 원가절감노력과 자동화투자를 통한 생산성향상 및 품질관리에 대한 노력을 한층 경주함으로써 자생력을 갖춰나가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전자부품생산업체들은 아직도 품질관리나 생산관리등 제반관리측면에 서 아직도 낭비요소가 많아 이의 개선이 시급하며 부품공급가인상은 그 이후의 문제"라는 세트업체관계자들의 진단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 점에서 최근 세트업체의 현장진단지도강화는 생산성향상 및 원가절감차원 에서 적극 활용해 볼 여지가 많다. <김경묵.조시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