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은 집현전이라는 현자들의 모임체(Wisemen`s Club)를 만들었다. 그 이름에 걸맞게 집현전에 모인 학자들은 당대 최고 수준의 언어표기체계인 한글을 만들어서 우리말의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충절 을 지키려다 희생되었고 활동은 중단되었다. 그렇지만 한글의 우수성은 오늘날에도 한국인의 자부심중 일부를 이루고 있다.
컴퓨터의 입력에 키보드만을 사용하는 것은 컴퓨터와 사람사이에 통신대역폭 을 제한하는 가장 큰 장벽이다. 바로 옆에 있으면서 키보드를 이용하여 대화 하는 것은 마치 부부싸움을 필담으로만 하는 것 같아 불편하기 짝이 없다.
말을 컴퓨터의 입력수단으로 쓰기 위해서는 음성인식과 언어이해기술이 필요 하다. 음성인식은 음성신호를 음소 혹은 문장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현재의음성인식 수준은 음소 인식율이 약 70%이고 2만단어의 어휘 범주내에서 또박또박 말한 단어의 인식률이 약 90%정도이다. 이 기술로 애플사는 Casper 라는 음성구동명령어 처리기를 만들었고 드래곤사는 Dragon Dictator를 만들었다. 그러나 특정한 사람이나 분야에 제한받지 않고 인식하는 것은 앞으로상당한 연구가 필요하다.
언어이해는 문자의 뜻을 알아내는 것으로 고도의 지능을 요구한다. 현재로서는 제한된 특수분야, 예를 들면 전자분야 또는 컴퓨터분야의 참고서, 잡지의 이해가 일부 가능한 수준이다. 언어이해는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음성으로 인식된 결과를 보정하는데 사용된다. 언어를 이해함으로써 문맥을 파악하고 이에 따라 잘못 인식된 단어를 수정할 수 있다. 문장을 음성으로 바꾸는 것이 음성합성이다. 음성합성은 음성인식이나 언어이해분야보다 비교적 발달되어 자동응답시스템, 교환기 등 여려분야에 실용화되고 있다. 음성합성의 현재 연구방향은 운율을 추가하여 자연성을 높이는 것과 말한 사람의 특징을 가미하여 특정인의 목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최근에는 대화체 음성언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대화체 음성언어란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말로 또박또박 발음하는 낭독체 음성과 구분된다. 대화체 에는 무의미어인 간투사의 사용이 많으며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문법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보통 생각을 정리하여 말하기 보다는 말을 해 나가면서 생각 을 정리하기 때문에 비문법적인 언어의 사용이 빈번하다. 이러한 대화체 문장의 해독을 위해 대화체용 문법을 새로 만들려고 시도하는 연구도 있다.
컴퓨터에 말을 사용하는 연구의 꽃은 자동통역 시스템이다. 자동으로 통역하려면 음성을 인식하고 인식된 문장을 번역한 다음 다시 이를 음성으로 합성 하는 세단계의 작업이 필요하며 두개 이상의 언어를 다루어야 한다. 자동통역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C-STAR라는 컨소시엄이 결성되어 국제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CMU대학, 일본의 ATR 연구소, 독일의 Siemens사, 한국의 ETRI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각기 자국어 음성인식과 합성을 연구하고 자국어를 상대국어로 번역하는 모듈을 만들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모듈을 통합하여 전체 시스템을 구성하려는 이 전략은 세계화된 현대판 "집 현전"이라고 할 만하다. 현재의 계획은 1996년 중반에 서브시스템 시제품을 만들어 보고 최종 시스템은 1999년에 만들어 공동실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있다. 자동통역 시스템은 나라간의 언어장벽을 해소하는 일이므로 21세기의 고부가 가치 컴퓨터 통신시스템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또한 자동통력 시스템을 구성 하는 요소기술인 음성인식, 번역, 음성합성기술이 다양한 컴퓨터 응용분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연구를 위한 국제간의 경쟁과 협력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