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SW유통업체 사라져 간다

소프트웨어(SW)만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순수 SW유통업체가 사라져가고 있다.

90년대초부터 출현하기 시작한 순수 SW유통업체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SW와함께 하드웨어(HW), 멀티미디어, 컴퓨터소모품등을 판매하는 컴퓨터 종합유통업체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순수하게 SW만을 판매하던 업체는 소프트타운.소프트라인.한국소프트등이 대표적이다. 척박했던 국내 SW시장 개척에 크게 기여했던 이들 순수 SW유통업 체들은 올들어 컴퓨터 종합유통업체로 완전히 돌아섰으며 나머지 업체들도 순수 SW유통을 포기하고 단계적으로 업종다각화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따라 SW유통업체라는 말이 생겨나기 시작한지 5년만에 순수하게 SW만을판매하는 유통업체는 사라지고 컴퓨터 종합유통업체만 남게 될 전망이다.

컴퓨터 종합유통업체로 변신한 소프트라인, 소프트타운, 한국소프트등 3개 업체는 그동안 국내 SW시장을 개척하고 주도해왔던 업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의 순수 SW유통 포기를 아쉬워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순수 SW유통을 포기한 것은 국내 SW시장 규모가 지난해 1천억원 을 넘어서는등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대기업과 HW업체들이 잇따라 SW유통시장 에 가세, 영세한 SW유통업체들이 위기감을 느끼게 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 되고 있다.

또 SW의 가격파괴 경쟁으로 채산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도 SW전문유통 업체들이 SW에서 탈피, 채산성 높은 HW, 소모품 쪽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따라 SW전문유통업체들이 컴퓨터 종합유통업체로 사세를 확장하기 위해 증자를 단행하거나 외부 자금을 차입하는등 회사규모를 키우는데 경쟁적으로나서고 있어 SW유통업체들의 재편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91년 1월에 설립돼 그동안 용산과 종로, 강남등에 직영점을 개설, SW판 매에 주력해온 소프트라인은 지난해말 SW와 HW, 소모품등을 할인판매하는 컴퓨터 클럽"사업에 참여하면서 순수 SW유통업체를 포기했다. 지난 89년 12 월 SW유통업을 위해 창립된 소프트타운도 올들어 SW와 HW를 종합 판매하는 C-마트 사업에 나서면서 순수 SW유통업체에서 종합 유통업체로 변신했다. 한국소프트도 올해부터 HW및 소모품 판매에 적극 나서는 한편 차세대 레저사업 인 "멀티방"사업에도 나서는등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따라 연간 매출이 1백억원선에 그쳐왔던 이들 SW업체들의 매출이 올해 3백억 4백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며 2~3년후에는 1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장밋빛 전망은 SW전문유통업체들의 변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의 가상이다. 하지만 실패할 경우 대기업과 하드웨어 유통업체들 사이에서 도태될 가능성도 높다. 이는 최근 막대한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춘 삼테크 선경유통, LG소프트웨어등 대기업들이 SW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고삼성전자 삼보컴퓨터등 컴퓨터업체들도 이에 가세 SW유통을 강화하는등 점차 영세한 SW유통업체들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병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