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베일벗는 북한 정보산업 (8);과학교육기관

북한에는 현재 2백40여개의 대학이 있으며 이중 70%인 1백60여개 대학이 이공계다. 그리고 이공계 대학의 절반정도가 생산현장에서 교육하는 공장.농장 대학이고 나머지가 전문 단과대학이다.

단과대학은 전공분야가 세분돼 있는 것이 남한과 다르다. 금속, 전자.자동 화, 탐사, 기계, 자동차, 화학, 건설, 임업, 경공업, 수산, 농업,원예, 농약 인쇄 등의 단과대학들이 있다.

단과대학에서는 사회주의 교육과 당의 교육방침에 따라 당해 부문의 기술기초교육과 전문기술교육을 실시하며 전공분야에서는 과학.기술발전의 최신성과에 대한 이론교육과 실습교육을 강화하고 이론과 실천 능력을 겸비한 기술 자를 육성한다.

북한이 컴퓨터전문인력 양성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컴퓨터 조립생산을 시작한 직후인 83년경 부터다. 북한은 각급 대학의 전자공학부문의 교육과정을 확대 개편하는 한편 조선 과학원과 김책공대내에 각각 전자계산기 관련연구소를 설치했다. 그리고 85년에 평양과 함흥에 별도로 전자계산기 단 과대학을 신설한 것을 시작으로 전자자동화 단과대학 등을 설립했다.

한편 87년 과학원 산하 전자공학연구소에 집적회로(IC) 시험공장을 완공한데 이어 89년부터 평양 IC공장 등 여러 공장들을 건설했다. 또 90년 조선콤퓨터센터 91년 콤퓨터요양센터 및 평양프로그람 센터의 개편.확대등 시설확충과 컴퓨터 생산기술 및 SW 개발과 컴퓨터 운용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 등에 주력 해 왔다.

북한은 컴퓨터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우수 어린이들을 만경대 학생 소년 궁에 모아 별도로 지도하는등 여러 가지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북한의 유일한 종합대학이자 대표적인 교육기관인 김일성종합대학은 12개 학부 40개 학과, 9개 연구소가 있으며 이중 과학계 학과는 수학과를 포함, 19 개 학과가 있다.

이 대학에는 86년에 설립된 컴퓨팅센터가 있으며 40명의 학술진과 30명의 보조원이 있다. 이들은 캠퍼스내의 30~40대 정도의 개인용컴퓨터를 유지 운영 하고 있다. 메인프레임(EC1140)을 보유하고 있지만 거의 사용치않는 것으로알려졌다. 또 홍콩으로부터 마이크로 VAX3400과 DEC 3000/800DL 등 2대의 DEC 서버를구입 캠퍼스내의 PC터미널에 LAN으로 연결, 사용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연구보다는 시스템 설치나 유지보수 그리고 몇 개의 시스템에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으며 파스칼이나 볼랜드 터보 C, 그리고 볼랜드 C등을 가지고 있다.

김일성대학의 기술적인 현실은 전체적으로 정보산업을 추진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의 대학에 비해 많이 뒤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종합대학은 아니지만 엘리트 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특수대학인 평양 이과대학이 있다. 이 대학은 핵물리학, 화학, 수학, 생물학, 전자공학 등 5개 학과로 편성돼 있으며 과학원 직속대학으로 과학원 원장이 학장을 겸임하고 있다.

각 학과마다 극소수(5명정도)의 우수학생을 모집, 엘리트 교육을 실시하고있다.모든 경비는 당자금으로 지불되며 학생들은 전국 과학경시대회에서 5위 이내에 뽑힌 최우수 고교생을 선발해 전원 국비로 6년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졸업생 모두에게 소련.체코 등에 유학의 특전을 주며 당성보다는 성적 위주로 학생을 선발한다.

이외에도 대학은 아니지만 평양에 평양고등물리학교와 이과대학등이 평양교외에서 과학단지를 형성하고 있다. 이과대학은 여러가지면에서 한국의 과학 기술원(대학원 과정)과 유사점이 많다.

북한에서는 고등학교 졸업시 최우수 학생은 이과대학, 그 다음이 김책공업대학 체신대학 순으로 배정되고 있어 김일성대학은 외부에 알려진 것 보다는의외로 학교순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학자를 양성하는 김일성종합대학과는 달리 김책공업대학, 평양건설대학 평양체신대학, 신의주경공업대학, 함흥화학공업대학 등 16개 공업대학이 기술자 양성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김책공대를 제외한 나머지 공업대학은 모두 공업지대에 분산돼 있다. 따라서 공업지대를 대표하는 극히 전문화된 공업학과만을 교육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소재 지역의 공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완전한산.학협동체제를 이루고 있다.

여러 공업대학중 김책공업대학은 가장 권위있는 학교로 공과대학의 정상을 이루고 있으며 학술적이라기 보다는 실제적, 실용적인 기술교육에 중점을 두고 현장기술인력 양성에 치중하고 있다.

평양에 있는 김책공대는 48년 설립돼 지난 88년에 종합대학으로 승격되었다.

현재15개 학부 80여개 강좌가 개설돼 약 2천여명의 교직원 및 1만여명의재 학생이 있으며 전자계산기 학부에만 8백여명의 학생과 30여명의 교수가 있다. 김책공대의 전자계산기 학부는 7개학과로 돼 있으며 교수는 모두 국내학파며 프로그램언어로 C언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학의 일부교수들은 표준에 관해 상당히 알고 있으며, 임상정보시스템(CIS)등 컴퓨터 활용에 대한 관심과 클라이언트 서버 등 최신 기술정보에도 밝은 것으로 보인다. 또 DEC의 ALPHA칩에 대해서는 상세히 알고있는 반면 인텔의 펜티엄 칩이나 가상현실(VR)에 대한 것은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자연과학분야 및 사회과학 분야에 대한 학술적 이론연구와 발전 을 도모하기 위해 각 대학 및 과학원 산하 각 연구소내에 박사원과 연구원을 설치하고있다. 박사원과 연구원은 각각 박사과정과 학사과정(우리의 석사과 정)을 가지며, 우리의 대학원에 해당된다.

박사원은 대학교원, 과학기술분야의 지도자, 연구소의 고급연구원 등 고급인 재를 양성할 목적으로 61년 설립됐는데 통신연구생은 없고 전임연구생만 모집하고있다. 학사과정 연구생은 입적후 2년 이내에 학사학위 논문제출 자격 시험에서 전과목에 걸쳐 통과돼야하고 정해진 연구기간이 끝나기 3개월 전에소속연구원에 학사학위 논문을 제출해야 한다.

연구생은 연구원에서 전임으로 연구할 필요는 없고 각자의 직장에서 연구를 수행할 수도 있으나 정해진 규정에 따라야 한다.

박사과정 연구생은 박사원에 입적해 박사원에서 전문적인 연구를 통해 과학 적 지도를 받는 방법으로 양성된다. 박사원 입학자격은 박사학위논문을 작성 중에 있는 학위.학적 소지자에 한하므로 연구생의 양성기간은 박사원이 설치돼 있는 대학 및 학술연구기관의 책임자가 연구생의 준비정도에 따라 개별적 으로 결정하게 돼 있다.

연구원이나 박사원에 제출된 학위 논문의 심사는 매우 엄격해 정무원 직속의 학위.학직 수여 위원회가 공개적으로 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박사 원과 연구원은 대학뿐만 아니라 과학원산하 각종 연구소내에도 설치돼 있다.

북한에서는4년제 또는 5년제(의대는 6년제) 대학을 졸업했다고 곧 학사학위 를 주는 것이 아니고 대학에 따라 자격을 졸업증에 기록해 해당 자격을 주고있다. 북한에서 부교수나 교수 등이 되려면 규정상 각각 학사학위나 박사학위 소지자로서 해당 전공분야에서 1년 이상 복무한 후 학위.학직수여위원회의 심사 결과 적당하다고 인정된 자로 돼 있다.

이밖에도 북한은 계산기 인재양성센터인 컴퓨터요원 양성센터를 중국측의 도움으로 91년 김책공대에 세워 운영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전무직에 종사하는 고급기술인력은 3년마다 6개월에서 1년의 재교육 제도가 있어 새로운 기술을 접할 뿐만 아니라 다른 전문교육을 받기도한다. 북한의 정보산업 추진전략의 중요부문중의 하나는 바로 인력양성에 두고 있다. 하드웨어를 개발할 만한 여건이나 기술등이 미흡하기때문에 양질의 인력 을 양성,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