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LG전자 커뮤티카토피아 연구소-이구형박사

"단순히 제품을 만들어 파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오히려 인간이 갖고 있는고유한 속성을 이해하고 제품을 개발해야만 성공하는 시대입니다. 특히 인간 과 기계.환경이 결합돼야 하는 멀티미디어시대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LG전 자가 기업체로는 처음으로 제품이 아닌 소비자문화를 연구하기위해 설립한 커뮤니카토피아 연구소의 책임연구원 이구형 박사는 대량생산시대에서 제품 개발시 소홀히 다룬 소비자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한다.

이박사는 현재 LG전자가 하이미디어사업가운데 처음으로 상품화한 3 DO게임 기의 성공을 위해 게임기와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다. 그는 "부모들이 대체로 게임기 사용에 부정적인데 만일 이같은 인식을 긍정적으로 돌려놓으면 게임기가 잘 팔리지 않겠는가"라면서 소비자문화를 연구해야 하는 이유를 들려준다. 특히 그는 "멀티미디어시대가 꼭 좋은 현상만 창출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만일 화상시스템이 구축되면 편안해야 할 집에서도 정장차림으로 있어야 하는 등 개인의 사생활에 많은 불편이 뒤따를 것이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멀티미디어시대에서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미리 연구, 이를 예방한 제품개발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은 연구를 위해 커뮤니카토피아연구소가 존재한다 고 이박사는 말한다.

이같은 창의적인 연구를 위해 설립된 "커뮤니카토피아" 연구소는 다른 제품 개발연구소와는 완전히 성격이 다른 인문과학연구소로 현재 19명의 석.박사 들로 구성된 연구원들의 전공자체도 제품공학이 아니라 인간공학.가족사회학.심리학 등 인문과학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연구주제도 제품자체가 아니라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심리나 지역적인 특성.사회문화환경등이다. 그러다보니 어려움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단기적인 성과물을 내놓는데 익숙해져 있는 연구소의 풍토속에서 아무런 주제없이 연구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일부 연구원들은 불안때문에 불면증 을 앓기도 했다.

미국에서 감성공학을 연구한 이박사는 "인간을 연구하는 자체가 무척 어렵다 면서 "지난해 8월 연구소 문을 연 이후 미로속을 헤매다가 만 느낌이다"고 솔직히 토로한다. 따라서 지난해와 같은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그는 "연구 원들끼리 하루 2시간씩 자유토론을 갖고 연구주제를 찾고 있으며 주제별로 팀을 구성, 시스템적인 연구를 지향하고 있다"고 들려준다.

또한 그는 "커뮤니카토피아연구소를 세계적인 연구소로 키우기 위해 매년 국제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을 비롯해 세계적인 대학및 연구기관들과 공동프로젝 트를 수행할 계획으로 현재 일본 및 미국 대학연구소등과 접촉중에 있다"고 털어 놓는다. 〈원철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