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신 국가대동맥 정보고속도로 (3)

현재 산업의 대동맥으로 불리는 경부고속도로의 착공 당시만해도 이 고속도 로 건설에 대한 여론이 긍정적이었던 것만은 아니었다.

필요이상으로 큰 도로건설에 쓸데없이 많은 돈을 낭비한다는 비판 또한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 경부고속도로는 70-80년대 한국경제성장사의 상징물로 됐으며 최근에는 사회간접자본 시설확충이 산업경쟁력 강화의 최우선 과제로 등장하는 등 사회간접자본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계획이 발표됐을 때도 똑같은 논란이 재연됐다. 특히 도로.항만과 같이 눈에 금방 드러나는 것도 아니고 통신망을 설치하는데 무려 45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 일반국민이나 행정관료의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도 없지 않았다.

따라서 통치권 차원의 강력한 추진의사가 없었다면 이 "꿈의 고속도로" 건설 사업은 한낱 꿈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는 것이 그동안의 사정이었다.

그렇다면 이 엄청난 돈이 투입되는 정보고속도로의 기대효과는 무엇일까.

정보고속도로건설사업이 가져오는 효과는 직접 경제적인 파급효과는 물론산업및 국가경쟁력 강화효과,국민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효과 등으로 크게구분해 볼 수 있다.

초고속정보통신기반연구반이 산업연관방식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천15년까지 45조원을 초고속사업에 투자할 경우 투자액의 2.21배인 1백조원 의 생산유발효과와 56만명의 신규 고용창출효과, 3.22%의 GDP증가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이 계산해 낸 초고속통신망 파급효과 2.05배는 물론 경부고속전철 의 파급효과보다도 높은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분석한 경부고속전철 투자의 파급효과는 8조6천억원 투자에 15조3천억원의 효과를 거둬 1.8배의 투자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초고속사업은 이보다 훨씬 투자가치가 높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산업연관분석은 동일한 기술과 산업분류체계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혁신이 가져오는 생산성 향상효과와 신규시장의 창출효과 등은 무시되어 있다.

따라서 신규산업의 창출효과까지 반영할 경우 초고속투자의 실질적 파급효과 는 투자액의 3.3배인 1백51조원에 이른다고 초고속기반연구반은 분석하고 있다. 초고속통신망이 가져오는 파급효과는 이같은 직접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실질적인 산업경쟁력 강화효과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경제학에서 말하는 생산의 3요소는 자본.토지.인력 등이나 최근들 어 기술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기술이 이들 요소와 결합될 때 기대효과는 더욱 커지게 되며 이같은 결합효과가 큰 기술이 바로 정보통신이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노동시간은 많은데도 실제 노동생산성은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요인은 무엇일까.

최근들어 미국의 경쟁력이 급격히 살아나고 있는 반면 일본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이 모두가 정보인프라 투자로 인해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 다. 국제경영개발연구원의 "94 세계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노동생산성 을 1백으로 할 때 일본 83, 독일이 79 등으로 미국의 생산성이 일본.독일을 앞질렀으며 이는 정보기술 관련시설에 대한 투자증가가 그 원인이라는 분석 이다. 미국이 정보화투자를 본격화한 것은 지난 70년대말로 약 20년가까이 지난 지금에 와서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반면 일본은 대호황기때 해외부 동산 구매에 관심을 쏟는 등 정보화투자에 대해서 등한히한 것이 지금의 경기침체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밖에 초고속정보통신망은 행정서비스와 원격교육.원격의료 등 각종 대민서 비스를 활성화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새로운 기술이 개발돼 기존기술의 절반이상을 대체하기까지는 약 40년이 소요된다고 한국전산원의 정국환박사는 분석하고 있다. 컴퓨터가 지난 45년에 개발된지 약 40년이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거의 모든 경제활동의 필수품으로 등장한 것만으로도 입증된다.

따라서 정보화투자의 효과는 2천년대 접어들면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게 될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지난 87년 국가기간전산망사업 착수와 함께 정보화투자를 시작한이후 다시 정보화종합플랜이라 할 수 있는 초고속사업에 돌입함으로써 투자 시점은 매우 적절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문제는 이같은 정보통신망 구축사업을 실행하면서 시행착오없이 효과적 인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따라서 초고속사업을 가장 효과적으로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사업 우선순위의 선정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특히 여기에는그동안 초고속사업에 대한 시각이 엇갈렸던 점을 감안,국민들을 설득하는 일도 맡아야 한다.

초고속정보통신기반연구반의 서삼영반장은 "올 한해만 9백99억원이 투입되는 초고속사업이 계속 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1년동안의 사업성과로도 분명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따라서 단기효과를 낼 수 있는 과제를 우선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