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전망대]

*…과기처가 최근 정부출연연구기관들에 대해 총연구원가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하자 연구기관들은 이 시스템의 실효성과 공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등 설왕설래.

이미 자립안을 수립, 발표하는 과정에서 이와 유사한 체제를 천명한 바 있는기계연구원과 화학연구소를 제외한 대다수 연구소들은 총연구원가시스템 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

특히 표준과학연구원이나 기초과학지원센터, 원자력안전기술원 등 연구개발 프로젝트의 비중이 낮은 연구기관들은 아예 자신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정책일 것으로 단언하면서 일괄적인 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

자립을 추진하고 있는 기계연구원과 화학연구소 등 비교적 형편이 나은 연구소들도 연구과제 수탁과정에서 기업, 대학과의 경쟁체제가 도입될 경우인건비와 운영비 산정 등에서 납득할 만한 공정한 룰이 수립되지 않는 한 총연구원가시스템은 그야말로 "출연연 말살정책"이 될 것이란 우려와 함께 과기처의 후속조치에 촉각.

자세 애매 모호 *…최근 정부출연연구기관 개편작업에 대한 언론보도가 연일계속되고 있으나이공계 연구소를 가장 많이 관할하고 있는 주무 부처인 과기처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시종 애매모호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어 연구기관 종사 자들 사이에서 과기처 불신풍조가 갈수록 만연.

K연구소의 한 책임연구원은 "출연연구기관의 개혁방향에 대해 과기처 조차 정답 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인식이 연구원들의 보편적인 생각"이라면서 이는과기처의 위상저하와 행정능력 부재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개탄.

박사금3명 이탈도 *…대덕연구단지 전반에 번져가고 있는 무기력증이 시간이지날수록 심화되면서 연구원들의 연구단지 탈출작전이 본격화돼 심각한문제로 대두될 전망.

관계자들은 출연연구소 박사연구원들의 높은 이직률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의 침체된 분위기로 인해 그동안 망설여오던 이직대기자들이 집단으로 탈출하는 사태를 빚을 것으로 우려.

에너지기술연구소의 경우 최근 한 연구실에서 무려 3명의 박사가 동시에 연구소를 떠나버리는 바람에 프로젝트 진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으며 각 연구 소별로 이미 1~2명씩의 연구원이 대학이나 민간연구소로 자리를 옮기고 있는 실정.

K연구소의 한 선임연구원은 "아무리 못한 대학이라도 정부출연연구소보다는낫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라면서 "통폐합이나 매각 등 강경조치가 취해질 경우 남아있는 사람보다는 떠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우수에 초우수 맞서 *…정부출연연구기관내에 세계 최고의 석학들을 초청, 우수연구집단(Cente r of E.cellence)을 만들겠다는 계획이 일관성 없이 중구난방으로 발표돼 관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우수연구집단의 설치는 지난해부터 KIST가 특정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달성키 위해 구체화하기 시작해 지난해 2개를 설치한 데 이어 올해 2개의 센터를 추가로 설립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이와는 별도로 과기처가KAIST 서울분원을 최우수연구집단(Super Center of E.cellence)으로 육성하고 또 이론물리분야에서 초일류의 우수연구센터를 마련키 위해 아.태이론물리센터를 오는 96년 설립할 계획이라고 공식발표, "우수와 최우수, 초일류 의 차이는 과연 무엇이냐"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과기처의 관계자들은 "KAIST 서울분원의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KIST의 우수연구집단과는 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을 것"이 라고밝히고 "아.태이론물리센터는 타 우수연구센터와 차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설명. <양승욱.최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