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스피커부품 가격파동 안팍 해설

최근 스피커업계에 일고 있는 원자재가격인상 파동은 소재-부품-세트로 이어 지는 일련의 "먹이사슬"에서 부품업계가 겪는 고충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스피커업체들은 매년 이맘때면 마그네트.콘지(Corn지).철판.플라스틱 사출물.종이류 등을 공급하는 관련소재업체들로부터 가격인상압박을 줄곧 받아왔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는 인상폭이 50%안팎으로 예년보다 큰데다 날로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는 스피커업계에 대한 이해가 전혀없이 대부분 일방적이라는 점에서스피커업계에 와닿는 충격은 유난히 크다.

더구나 주수요처인 자동차업계및 가전업계 등 세트업체들은 역으로 원가절감 차원에서 스피커 공급가격을 내릴 것을 종용하고 있어 이번 가격파동은 샌드 위치상태에서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부품업계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로 꼽히고 있다.

현재 소재업체들이 요구하는 가격인상폭은 대략 50% 안팎으로 거의 파격적 이다. 또한 주요 스피커수요처인 자동차업계는 줄기차게 3~6%대의 가격인하 를 요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평균 3%선, 대우자동차가 5~6%대의 가격인하를 일방적 ? 으로 통보한 상태고 기아자동차는 5% 대의 가격인하를 위한 막바지준비작업에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폭은 작지만 세트업체들의 가격인하요구는 스피커완성품에 대해 적용되기 때문에 스피커업계의 체감온도는 소재보다 오히려 높다. 심지어 일부자동 차업체들은 조정가격을 소급적용하는 사례까지 빈발, 스피커업계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물론 소재업체나 세트업체들의 입장에서 볼 때 이같은 가격재조정이 전혀 납득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 소재업체만해도 국제원자재가격이 매년 큰폭으로오르고 있고 세트업체 역시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가격경쟁구도 속에서 어느 정도의 부품가격인하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문제는 소재업계와 세트업계사이에 끼어있는 부품업계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소재업체의 경우 국제원자재가격인상을 부품업계에, 세트 업체는 부품업계에 각각 부담을 전가할 수 있지만 부품업체들은 어느 쪽에도책임을 물릴 수 없는 구조적인 취약점을 안고 있다.

더구나 스피커업체들이 대부분 규모가 작은 중소업체인 반면 관련소재 및 세트업체는 거의 다 대그룹계열의 대형업체들이다. 때문에 매년 연초만되면 실시되는 가격조정은 "조정"이라기 보다는 "일방통보"에 가깝다. 이번에도 이같은 구조적 모순점의 연장선상에 있음은 물론이다.

업계관계자들은 "국제원자재가인상과 일부소재의 품귀조짐을 감안, 어느 정도의 가격조정은 납득이 가지만 실상은 "실속챙기기"경향이 짙다"며 "소재- 부품-세트로 이어지는 일련의 공생공존관계를 모든 기업들이 새롭게 인식해 야 할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스피커관련업계의 가격조정파동은 "소재가 살아야 부품이 살고 부품이 살아야 세트가 산다"는 짤막한 "진이"를 저버린 처사라는게 스피커업계관계 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