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3사의 제살깎기식 영업형태인 무이자 할부판매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지난해하반기부터 전품목에 걸쳐 실시되고 있는 가전 3사의 12개월 무이자 할부판매가 이달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는데다 현재 판매확대의 한 방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어 올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무이자 할부판매를 이용해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의 경우 금융부담이 없고 오히려 할인구매하는 효과가 있어 이를 선호하고 있고 가전 3사도 각사 독자적으로 이를 처리할 경우 그만큼 영업 경쟁력이 떨어져 현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무이자 할부판매는 소비자입장에서는 이익이지만 가전 3사에게는 엄청난 금융부담을 안겨준다.
가전 3사가 현재 실시하고 있는 무이자 할부판매의 기간은 12개월단위다. 1년동안 무이자로 제품을 구매할 경우 소비자는 12~13%정도 싼 값에 할인구매하는 효과가 있으나 그 부담은 당연 가전 3사가 떠맡게 된다. 그만큼 가전 3사는 무이자 할부판매로 인한 금융부담을 지게되며 이는 곧 이익 감소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
LG전자의 올해 내수 매출목표는 2조7천억원선. 이중 35%정도를 신용판매로 달성할 계획이어서 12개월 무이자 할부판매가 연말까지 계속될 경우 이로인 한 이 회사의 이익 감소는 적게 잡아도 8백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이 회사의 이익이 2천억원에 못미친다는 점을 감안할 때 1년 이익금 의 3분의 1에 가까운 돈이 무이자 할부 행사로 빠져나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같은상황은 삼성전자와 대우전자도 별다를게 없다.
가전 3사가 이같은 부담을 안고서도 무이자 할부판매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것은 경쟁우위 확보라는 단 한가지 이유 때문이다. 고객에 대한 이익금 환원 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업체도 없지않다. 지난해 가전 3사 대표자들은 이같은 제살깎기식 무이자판매를 자제키로 합의했으나 이같은 명분을 내세운 업체에 의해 무산, 현재 경쟁을 벌이다시피하고 있다.
어쨌든 가전 3사는 모두 무이자 할부판매로 판매 측면에서 이를 시행하지 않았을 때와 이익금만 줄었을 뿐 같은 경쟁조건으로 되돌아갔다.
현재 상태에서는 이들 3사의 무의미한 경쟁을 중단시킬 수 있는 별다른 방안 이 없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시장 개방 이후 대형 선진 유통업체들과의 무한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 보다 내실을 기하고 자사만의 특성으로 부각시킬 수 있는 새로운 판매기법 개발이 시급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박주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