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의 인사 및 경영구조개편 발표가 잇따라 늦어져 그 배경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는 당초 1월중순 대규모 승진인사와 아울러 경영구조개편을 발표할 예정 이었으나 다음달로 연기했다. 발표가 확실시된 지난 6일에도 발표는 없었고1 0일로 미뤄졌지만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13일 그룹측은 15일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역시 불투명하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
대우의 잇따른 발표 연기는 재계에 갖가지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재계는 이같은 발표연기가 최근 정계를 떠나 대우그룹에 복귀할 뜻을 비춘 민자당 이재명의원(47.전 대우그룹 기획조정실장)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있다. 김회장이 이의원을 각별히 아끼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이의원은 지난 달 김회장과 만나 의원직 사퇴시 대우의 주력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우 건설을 맡거나, 의원직을 계속 유지할 경우 비서실장을 맡는다는 두 제안 가운데 전자를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발표지연의 사연중에는 젊은 이의원의 복귀로 위상변화가 불가피한기존 사장단의 견제와 반발이 뜻밖에 거세고 민자당의 사퇴 만류 등이 겹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재계는 추측하고 있다.
또다른 추측은 김회장의 그룹에 대한 지분 문제다.
알려진 대로 김회장은 이번에 그룹을 6개 주력기업으로 쪼개고 궁극적으로 이를 독자경영토록하는 혁신적인 경영구조개편을 마련중이다. 이 개편안은따라서 김회장의 그룹에 대한 영향력 감소 또는 배제를 불가피하게 담고 있다. 대우는 다른 그룹과 달리 경영총수의 그룹내 지분이 미미해 족벌경영에서 어느 정도 비껴 서 있는 편이다. 그렇지만 김회장은 계열부문의 경영에서 손을 떼도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도의 지분은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회장은 경영구조개편시 이 지분을 어떻게 든 가족에게 양도하는 방안을 마련하려고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재계의 분석은 그러나 김회장이 갖고 있다는 차명 지분에 대해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단지 추측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우 그룹은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어쨌든 대우그룹은 여러가지 사정이 겹쳐 당초의 경영구조개편안을 재검토하고 있고 이로 인해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어떤 이유에서 발표가 연기되는지 현재로선 전혀 추측하기 힘들다. 다만 곧 나올 발표내용을 보면 어느 정도 윤곽은 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