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의 투자부담이 갈수록 늘어나는데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 4MD램에서 16MD램으로의 생산체제 전환과 64MD램의 조기생산체제 구축, 차세대 반도체개발을 위한 R&D투자.비메모리반도체 개발 을 위한 투자 등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2년간 사상 초유의 호황세를 구가해온 반도체업체들이지만 이같은 부담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고민스러운 일이다. 올해는 특히 이같은 부담이 피부에 직접 와닿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업체의 생명줄인 D램의 경우 3년주기로 4배의 집적도가 향상돼 왔으며 이를 제조하기위한 반도체장비 또한 3~4년마다 신형장비로 교체되고 있다. 특히 16, 64MD램 제조용 장비들은 최고가로 전량 외국에서 수입되고 있는데다 소요장비수도 월 3백만개를 생산할 경우 4MD램 2백3대, 16MD램 2백61대,6 4MD램은 3백10대까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장비도입에 업체가 투입한 자금 만도 총16억달러에 달한다.
올해는 국내 주력반도체가 4MD램에서 16MD램으로 전환되는 해다. 또한 64MD 램도 기존연구실에서 벗어나 샘플시장을 본격 형성하고 초기양산단계에 돌입 하고 있다. 16MD양산과 64MD램의 조기생산체제구축이라는 2중의 부담을 동시 에 지게 된 셈이다.
반도체메모리가 커질수록 R&D투자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4MD램 의 8천만달러에서 16MD램은 1억5천만달러로 늘어나며 64MD램은 4억달러, 2백 56MD램은 8억달러로 늘고 있다.
이를 양산하기 위한 설비투자비도 4MD램의 경우 3억달러에서 16MD램은 10억 달러로, 64MD램은 20억달러까지 늘어났으며 2백56MD램은 투자규모를 추정할 수 없을 정도다.
실제로 국내 업체들의 R&D투자액은 지난 93년 3천3백65억원에서 94년 6천8 백96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올해는 8천1백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 액의 10%에 육박하는 비중이다.
반도체업계는 지난해부터 기존메모리위주의 사업구조에서 탈피, 비메모리부 문을 집중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체 반도체설계기술인력을 양성하고 외국의 유명회사를 흡수합병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비메모리사 업의 가장 튼 특징은 인적 요소가 강하게 작용한다는 것과 투자부담이 큰 것그리고 좀처럼 가시적인 효과를 얻어내기가 어렵다는 점.
비메모리 제품에 대한 R&D투자는 동급의 메모리 제품에 비해 2배 이상의 자금이 소요된다. 기초 기반기술을 개발하고 설계기술인력을 양성하는등 반도체산업 전반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이같은 비메모리사업도 반도체업계의 투자부담을 가중시키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도체산업은 특히 적기투자가 사업성패의 관건이다. 1조원을 넘는 거대한 투자재원도 조기에, 적기에 마련하지 않으면 허사다.
최근들어 반도체의 기술혁신이 급속히 진행돼 제품의 수명이 극도로 짧아지고 있다는 점은 반도체업계의 이같은 조기.적기투자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이경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