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정보통신의 전전자교환기 수출실적 1백만 회선 돌파는 일천한 국내 교환기 업계 역사와 기술력에 비추어 거의 "신화"에 가까운 성과라는 게 관련업계의 한결같은 평가다.
일반적으로 통신분야에서는 전전자 교환기를 최첨단 통신기술의 집합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만큼 전자교환기는 정보통신 부문의 총체적인 기술력 확보 없이 생산하기 어려운 제품이라는 의미다.
특히 국설교환기의 수출은 한 국가의 국제적인 지명도와 기술능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여겨질 만큼 여러가지 복합적인 변수가 작용하고 있다.
물론 교환기가 갖추어야 하는 첫번째 조건은 "기술력"이다. 수만에서 수십만에 이르는 전화회선을 자동으로 교환해 주는 전자교환기는 기본적으로 한두 번의 오류도 용납되지 않는 고도의 정밀도와 정확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기술만을 갖추었다고 해서 바로 교환기를 수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환 기 수출에 있어서 기술보다 중요하게 작용하는 부분은 "자금력"이라고 할 수있다. 교환기 수출은 통상 수백만 달러를 넘는 대형 프로젝트인 경우가 대부 분이다. 때문에 교환기 수출에는 통상 10년 내지 20년거치 상환에 연리 1~2 %라는 파격적인 "차관" 조건이 붙어 다니게 마련이다.
교환기 수출의 또 다른 변수는 "외교력"이다. 한국가의 기간통신망 사업은 일반적으로 국가가 개입하는 게 상례다. 특히 후진국일수록 통신교환기 구매는 우정부 등 정부 기관이 직접 관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교환기를 구매할 경우, 양국의 외교상황이 매우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른 나라에 기간 교환기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기술력과 자금력, 외교력의 3박자가 고루 갖추어져야 한다. 이중에 하나라도 잘 안되면 교환기의 수출은 어렵게 된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교환기를 수출하는 나라가 G7 수준의 선진국으로 한정돼 있다는 것이 이를 단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LG정보통신의 교환기 1백만 회선 수출이 나름대로 의미를 갖는 이유는 바로 교환기 수출의 3대 요건중 어느 하나도 선진국과 경쟁력을 갖춘 것이 없는현실에서 달성됐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국산 교환기의 경우, 그동안 해외에서 사용된 전례가 하나도 없는 신 기종이기 때문에 신뢰성과 지명도에서 선진국 업체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LG정보통신이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찾은 돌파구는 새롭게 "통신망 현대화 사업"을 시작하는 동유럽권.동남아시아 지역 등 통신 후진국을 집중 공략하는 방안과 철저하게 현지화하는 전략이었다.
LG정보통신의 교환기 수출은 지난 89년, 대 베트남 국설교환기 수출을 추진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90년 8월 베트남에 사절단을 파견, 베트남 통신망 현대화 사업 참여를 협의하기 시작해 그해 11월에 국내 교환기 업체 처음으로 STAREX-TD 2만회선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91년 3월 18일 하이퐁 및 꽝 닌 지역 설치분 8천2백회선이 통관됐고 9월에는 성공적으로 개통됐다.
베트남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LG정보통신은 92년 3월 12만 회선급의 대 용량 교환기인 STAREX-TX 2개 시스템을 베트남 하노이시와 호치민시에 수출 했다. 현재 LG정보통신은 루마니아.러시아.중국.베트남 등 4대 전략 국가에 6개 현지 법인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시에 합작법인 VKX사를 설립, 한-베트남 공동개발 교환기인 STAREX-VK를 생산하는 것을 비롯, 루마니아에 합작법인인 EMGS사, 러시아지역 합작법인인 GSTC사를 설립했으며 중국지역에는 화금통신유한설비공사.광동금 성 등 2개 합작법인을 운영중이다.
이밖에도 중동 및 남미지역에도 진출, 전세계 40개국 이상의 지역에 독자 모델 교환기를 공급하는 국제적인 교환기 업체로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최승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