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그룹에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세계 5위권의 스피커업체를 꿈꿔왔던 삼미 기업이 전임 유인호회장과 신임 최현열회장간의 감정싸움이 극에 달하면서 심한 불협화음을 낳고 있다.
최회장이 유회장을 배임 및 횡령죄 등으로 고소한데 맞서 유회장이 13일 이례적으로 신문광고를 통해 삼미기업과 현경영진에 대해 대대적으로 비난하고 나서자 최회장이 곧바로 현상금 1천만원을 걸고 유회장을 수배하고 나선 것.
지난해8월 21.1%의 지분을 확보, 최대주주가 된 최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매제이자 정상영금강그룹회장과는 사돈지간이라는 점에서 재계 및 증 권가의 주목을 받아왔다. 최회장은 특히 (주)롯데.롯데물산.롯데캐논 등 롯 데그룹의 요직을 두루 거쳤고 롯데파이오니아에서 6년간 사장을 역임, 스피커업종과도 인연이 깊고 유회장과는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워 인수배경을 놓고 해석이 구구했었다.
그러나 최회장의 탁월한 경력과 만만치 않은 배경, 세계 10위권의 스피커업체라는 네임밸류, 여기에 최근 아라텍을 인수해 정보통신산업에까지 진출한 다는 야심찬 청사진 발표 하는 등 삼미기업은 줄곧 증권가의 시선을 모았다.
재도약을위한 힘찬 시동을 걸었던 삼미기업은 인수후 얼마가지 않아서부터뒤틀리기 시작했다. 자산평가액이 당초 기대치에 크게 못미치는데다 유회장 이 경영권을 위임받은 뒤 자금압박 등으로 경영이 악화되자 최회장측에서 먼저 불신이 골이 생겼다는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이때부터 최회장은 유.무형으로 유회장에게 퇴진압력을 가했고 유회장측으로 서는 경영권위임당시 두사람간의 협의(?)를 무시하고 경영에 사사건건 개입 하는 최회장이 오히려 상당히 못마땅했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하지만 두 신.
구경영자간감정싸움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 것은 지난 12월29일 최회장이 유 회장을 전격 해임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약속을 뒤엎은 전격 해임에 불만을 품은 유회장은 삼미기업을 비방하는 각종 악성루머를 흘리고다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감정이 상한 최회장은 유회장이 재임시 저질렀던 비리를 파헤치는데 주력 급기야 유회장이 태국현지법인의 주식을 본인 및 가족명의로 이전한 사실을 알아내 지난달 중순 삼미기업 전직원의 이름으로 유회장을 배임.횡령.
외화도피및 외환관리법위반으로 고소,감정싸움을 마침내 법정으로까지 몰고갔다. 그러자 유회장은 이에 대응, 지난 13일 "삼미기업 주주 여러분께"라는 일간 신문광고를 통해 최회장이 증권사와 결탁해서 회사경영은 도외시한 채 실적 을 과대포장하고 있다며 최회장과 현삼미기업경영진을 정면으로 비난하고 나섰고 최회장은 곧바로 1천만원의 현상금을 걸고 유회장을 수배하기에 이르른것. 결국 삼미기업의 신구 경영진의 감정싸움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셈이 됐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이번 사태는 세계적인 스피커업체를 꿈꿔왔던 삼미기업의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