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제28회 정기총회를 앞둔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이 때아닌 선거열기 로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13년간 장기집권(?) 해온 고명철이사장이 이번 임기를 끝으로 이사장 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두 후보가 경선에 나섰기 때문이다.
현재 5백4개조합사를 대상으로 열심히 표밭을 갈구고 있는 후보는 국내 최대 하네스업체인 한국전장의 김영수사장과 공기청정기업체인 한우의 이운용사장. 이번 경선은 전자조합창립 28년만에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점뿐 아니라 이들 두 후보가 나름대로 조합을 이끌고 있는 주체세력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전장의 김사장은 지난 15년간 조합이사로 활동해오면서 사실상 조합의 의사결정을 주도해온 인물로 조합내 보수세력을 대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한우의 이사장은 조합운영을 둘러싸고 조합사간 극심한 갈등이 표출된9 2년 당시 지도부에 맞서 "조합정상화대책위"를 구성해 영세업체들의 여론을 이끌었던 경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들 두 후보의 표밭공략도 그간 닦아온 이같은 이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조합 회원사중에서도 비교적 규모가 큰 조합사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알려진 김사장은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상장회사라는 점과 조합이사로서의 경력을 앞세워 조합운영의 필수적인 대정부 로비능력을 부각시켜 나간다는전략이다. 그동안 조합운영의 실책을 소리높여 외쳐온 이사장은 "조합을 위한 회원사" 가 아닌 "회원사를 위한 조합"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영세업체들을 중심으로 저인망식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다수 업계관계자들은 선거결과에 관계없이 이번 경선을 통해 그간 침체분위기를 보여온 조합이 거듭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두 후보 모두 그동안 조합을 이끌어온 고이사장의 과실을 지적하는데에는 인색치 않은데다 조합 본래의 취지회복을 강조하고 있다는 데에서 기대해 볼만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누가 이사장에 선출되든간에 조합활성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합운영의 젖줄 역할을 해온 단체수의계약의 축소추세와 선거 이후 나타날 회원사간의 갈등 등 후유증이 향후 조합 운영에 적지 않은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