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재료산업이 전자산업의 핵심기간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재료산업은 전자부품 나아가 세트의 품질을 고도화하는 기초토양이 되며 그 자체로도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때문에 전자산업의 구조조정과 전략제품개발을 위해 재료산업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전자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기술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국내재료산업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유망 전자재료별 응용부품의 현황과 전망을 15회에 걸쳐 집중진단한다. <편집자주> "소재가 살아야 부품이 살고 부품이 살아야 세트가 산다" 이는 모든 제조업 체에 있어서 거의 "참명제"에 가깝다. 좋은 제품은 반드시양질의부품에서비롯되며 부품기술혁신의 요체는 바로 첨단재료기술의 축적정도에달려있기때문이다. 특히 기술집적도가 타산업에 비해서 월등히 높고 첨단기술의 상용화가 급진 전되고 있는 전자산업에 있어서는 이같은 "소재-부품-세트"간의 상보관계는 더욱 중요하다.
전자산업의 최하부구조를 이루고 있는 핵심기반기술로서의 재료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첨단재료기술을 확보하지 않고는 첨단부품을 개발할 수가 없으며 첨단부품 없이는 장차 제품의 경쟁대열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재료산업은 이처럼 전.후방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막대하다. 전자제품의 뚜렷한 조류인 경박단소화가 활발히 진행되는 것도 그 이면에는 특성이 뛰어난 많은 기능성 신전자재료가 받쳐주고 있기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로인해세계적으로 재료산업은 전자산업발달의 핵심요소산업으로서 자리를굳혔다. 전자산업의 무게중심도 세트에서 부품으로、 부품에서 소재로 점차 전환되고 있는 추세다.
세계유수의 전자기업들은 재료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함으로써 전자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첨단기술보호주의가 팽배해져 재료기술이 전에 대한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선진국들은 재료기술에 관한 후진국들의 추격을 원천봉쇄하고 재료산업을 철저히 "무기화"하기 위해 무차별특허출원을 시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자강국을 자처하는 우리나라는 줄곧 세트지향적인 정책을 펴옴으로써 전자재료산업이 아직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선진국과의 격차가 크게 줄어든 세트 및 부품산업과 달리 그 뼈대에 해당하는 재료산업은 아직도 10년 이상의 거리를 두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원인은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기형적인 성장에서 출발한다. 즉 토양 (재료)을 닦지 않은채 기둥(부품)만을 세우고 집(세트)을 올린 때문이다. 따라서 전자재료산업에 대한 치밀하고 집중적인 육성책이 마련되지 않고서는다가오는 21세기 기술전쟁시대에서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재료산업이 빠른 시일내에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고비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국내시장이 협소해 사업화에 대한 리스크가 크다는 점. 대표적인 소량다품종산업인 재료산업은 막대한 시설투자를 수반하는 반면 시장이 작아 섣불리 사업화에 나서기기 힘들다. 90년전후 수많은 대기업들과 벤처기업들이 재료시장을 노크했다가 빛도 보지 못하고 중도하차했으며 지금도 이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 물론 국내업체들이 실패의 쓰라린 경험을 하게된 주된 원인은 일본의 덤핑공세를 통한 고사작전 과 수요업체들의 고질적인 국산 기피다.
이로 인해 국내전자재료산업은 비교적 시장이 크고 나름대로 노하우가 축적 된 자성재료와 절연재료에 편중、 유전체.압전체.단결정 등 대부분의 유망전 자재료산업은 원천기술마저 확보하지 못한 채 또다른 문제점을 양산해왔다.
따라서 재료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관련 세트-부품-재료간의 연계개발과 개발에 따르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국산소재 및 부품의 우선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또 개발자금과 함께 양산자금을 동시에 지원해 주는 한편 업체간의 중복투자 를 지양할 수 있도록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 요구된 다. 이밖에 러시아 등 비교적 확보가 용이한 선진기술의 적극적인 유치와 전문인 력의 양성、 선진국들의 특허화추세에 대응한 독자기술개발、 산.학.연의 협조체제구축 등이 다각도로 추진돼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중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