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일본 마쿠하리멧세이에서 열린 일본 2대게임전시회중 하나인 AOU게임쇼는 "동네잔치"로 끝났다. 이번 전시회는 과도기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는 일본 게임산업을 그대로 반영, 양과 질에서 지난해 수준보다 떨어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 어뮤즈먼트시설 운영자협회연합회에서 주관한 이 행사는 가을에 열리는 잠마쇼 와 함께 일본 게임산업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게임 쇼.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이번 AOU쇼에는 지난해보다 전시부스가 오히려 크게줄어든 9백43개부스에 74개사의 게임기관련업체들이 참가했고, 이틀간에 걸친 행사에 3만7천여명의 내외국인들이 전시장을 찾았다. 이번 쇼에서는 세가 남코, 고나미 등 대형게임업체들이 대형관을 개관, 사세를 보여 주었으나 전반적으로 중소게임업체들 위주로 행사가 치러졌다. 중소업체들이 참가 하다 보니 지난해 보다 줄어든 전시부스도 가득 메우지를 못해 오히려 중간 중간에 휴식공간을 넓게 만들어 놓은 것이 이번 게임쇼가 안방행사에 그쳤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었다.
업소용게임쇼답게 업소용게임이 많이 선보인 이번 행사에는 현재 과도기적인 상황을 맞고 있는 일본 게임업체들의 어려움을 반영이나 하듯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만한 새로운 게임들이 선보이지 못했다.
특히 게임기업체들은 업체들간의 차별화를 이루지 못해 모두 비슷비슷한 게임을 내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이번 게임쇼의 특징이다. 일본 J리그 의 결성이후 축구붐이 불고 있는 현상을 반영, 세가를 비롯한 남코 고나미 다이토 등 대형게임기업체들은 하나같이 축구게임을 개발, 선보였다. 또한 전형적으로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격투기게임과 초보적인 가상현실(VR) 기법을 도입, 차를 움직이면서 실제감을 느낄 수 있는 자동차 경주용게임등이 많이 출품됐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정서에는 헤드기어와 안경을 쓰고 게임 을 즐기는 VR게임은 잘 안맞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자동차나 오토바이와 같은 레이싱게임에서 초보적인 VR기법을 이용한 게임이 많이 등장할 것 같다 고 들려준다.
그외에는 대부분 우리의 정서와 맞지 않는 포커게임이나 핀볼게임등 체련용게임이 대부분이었다. 전반적으로 단조웠다는 게 이번 게임쇼를 본 사람들의평이다. 일본 남코사의 판매담당상무인 사루가와 테루요시(원천소의)씨는 "AOU쇼는 업소들의 행사답게 업소용게임 중심으로 흘렀다"면서 "이번쇼에서는 현재 일본게임기업체들이 직면하고 있는 아이디어의 고갈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고 말한다. 이번 게임쇼에서 그나마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세가사가 32비트 가정용게임기인 새턴을 업소용으로 바꾼 "타이탄"의 등장이다. 이 게임기는 국내업계 의 관계자들뿐 아니라 일본 관람객들로부터 관심을 끌었는 데 앞으로 업소용 시장에 일대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이번 게임쇼의 특징은 컴퓨터그래픽이 일반화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90년이전에는 아이디어 중심의 게임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90년이 후부터는 컴퓨터그래픽이 도입되면서 점차 게임의 주류를 이루어 가고 있는데 이번 게임쇼에서는 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게임에서 컴퓨터그래픽이 들어가지 않은 게임은 명함을 내밀지못하고 있으며 업소용게임과 가정용게임간의 구분이 의미가 없어졌음을 이번게임쇼에서는 명확히 보여줬다.
특히 게임이 최첨단화되면서 대형업체들만 살아남을 수 있을 뿐 중소업체들 은 경쟁에서 도태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이번 쇼에서는 앞으로 게임업체 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원철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