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구식형광등 1개를 꽂으면 50년생 소나무 3백88그루를 심은 셈입니다".
전구식형광등제조업체인 동명전기(대표 강형원)의 이색광고다. 전구식형광 등을 사용하면 백열전구보다 전력소모가 80%나 줄어든다는 것은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동명전기는 전구식형광등을 사용하면 얼마 만큼의 절전효과가 있는지를 미국 연구기관의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해 이를 광고로 작성했다. 이 자료를 근거 로 동명전기가 계산한 것을 보면 1㎻/H의 전력을 얻기 위해화석연료를 태우면 이산화탄소 7백25g과 이산화질소 2.8g、 이산화황 5.3g 등이 방출된다.
이산화탄소나이산화질소는 산성비 스모그 지구온난화 등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물질이다. 전구식형광등을 사용하면 기존백열전구보다 80 % 정도의 절전효과를 거둘 수 있고 그만큼 전기사용도 억제된다. 여기서 얻게 되는 절전량은 연간 6백56㎻/H 50년생 소나무 3백88그루의 환경 정화능력과 맞먹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광고는 쉽게 단명했다.
당초지하철광고용으로 작성됐지만 제품에대한 홍보보다는 절전을 강조한 이미지광고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매출증가에 대한 기여도가 낮아 광고를 그만두게 됐다고 이 회사의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동명전기의 이 광고는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전력 수급문제와 환경문제를 결부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전력 수급문제는 최근들어 전기 사용제품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겨울철 전력 사정도 결코 안심 못할 수준에 왔다. 지난해 11월22일의 경우 최대 전력수요 가 2천3백79만3천㎻를 기록、 공급예비율이 5.7%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전력수급이 불안해지자 정부에서는 절전형 제품을 권장하고 있으며 최근 시판 되는 전자제품중에도 에너지효율등급표시를 하는 제품이 늘고 있다. 주변에서 절전형임을 강조한 전자제품도 쉽게 눈에 띈다. 그러나 막연히 절전효과 가 있다고 강조하기보다는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는지 연구하고 이를 알려야 전기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낄것이다. 이는 정부나 연구기관만이 아니라 기업들과 소비자들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