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롤러, 이동전화 기지국 장비 한국내 생산

세계 1위의 무선통신장비 생산업체인 미국의 모토롤러사가 한국내에서 이동 전화 기지국 시스템을 직접 생산키로 한 것은 올해 초부터 본격화 되고 있는국내 CDMA디지털 이동전화 시스템 시장을 초기에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모토롤러의 결정은 최근 전전자 교환기 분야에 인증절차 생략을 요구한 시장 개방압력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포석이라는 지적이 높다.

AT&T의 NO.5ESS-2000 교환기에 대한 시장 개방압력이 시작될 때부터 국내 통신 전문가들은 곧 바로 이동통신장비 시장에 대한 압력으로 이어질 것으로예상했었다. 모토롤러의 기지국 국내 생산은 올해를 시작으로 쏟아질 이동전화 사업자들 의 CDMA장비 구매에 참여할 수 있는 명분을 축적하기 위한 전술이라는 게 관계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예상이다.

모토롤러의 이번 발표중에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국내에서 생산키로한 기지국 장비의 종류와 생산시기이다.

우선모토롤러사가 국내 생산키로 한 장비는 슈퍼셀(SC) 계열인 SC9600과 SC2400의 두개 모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비들은 모토롤러가 생산하는 이동통신 장비중에서도 최신예 모델로 현재의 아날로그 이동전화 시스템인 AMPS(Advanced Mobile Phone Service) 규격을 비롯、 개량형 아날로그 시스템인 협대역 AMPS(N-AMPS)、 그리고 코드 분할 다중접속(CDMA)방식의 디지털 이동전화 시스템을 동시에 지원하는 다중모드 제품이다. 어느 방식이든지 사업자들이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의미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은 국내에서 생산키로 한 제품이 CDMA방식을 지원한다 는 대목이다.

현재우리나라는 내년 1월1일을 목표로 CDMA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시키고 있으며 이미 이들 국내 장비 개발업체를 대상으로 한국이동통신과 신세 기통신등 이동통신사업자들이 본격적인 장비구매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모토롤러 측이 기지국 장비의 국내생산을 결정한 이면에는 이러한 국내 이동 전화 사업자의 장비 구매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국내 이동전화 시장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동전화 가입자는 현재 1백만명정도에서 올해 연말에는 2백만명으로 급증할 것이 확실시되며 이러한 증가세는 90년대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동통신 사업자들은 늘어나는 수요의 대부분을 현재 개발중인 CDMA 디지털이동전화시스템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올해안에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이 구매할 CDMA장비만 해도 5천억원정도에 달할 만큼 국내 CDMA관련시장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CDMA장비시장은 외국 업체들에게는 원천적으로 닫혀있다. 한국이동통신이나 신세기통신이 "국산장비 구매"라는 원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얼마전 AT&T가 했던 것처럼 정부간의 통상문제로 몰고 가기도 어려운 사안이다. 왜냐하면 이동통신 장비를 구매하는 2개 사업자들이 모두 민 영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결국 모토롤러가 한국내 현지 생산이라는 "강수"를 선택한 것은 "한국화된 제품"이라는 점을 내세워 국내 입찰에 참여 자격을 따내려는 치밀한 전략이 라는 풀이다.

모토롤러가기지국 장비의 국내 생산시점을 굳이 연말로 결정한 것도 국내 CDMA서비스 일정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어쨌든 이번 모토롤러사가 국내에서 이동전화 기지국 시스템을 한국내에서 생산키로 결정함에 따라 아날로그 시스템에 이은 디지털 이동전화시스템 시장에서 모토롤러사의 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