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세계에서 기독교의 교리를 아무리 설명하더라도 상대를 설득할 수 없다. 세계가전업계의 대명사 일본 소니사의 기술자들 사이에서는 지난해 이런 말이 나돌았다. 아날로그 AV제품으로 성공한 소니의 경영진이나 간부들에 게 디지털기술의 세계와 멀티미디어분야에서의 새 비즈니스를 아무리 설명해 도 납득시킬 수 없다는 기술자들의 자조적인 생각에서 나온 말인 듯하다. ▼ 소니는 이달 1일자로 12년반동안 이 회사를 이끌어온 오가 노리오사장을 회장으로 승진시켜 일선에서 물러나게 하고 이데이 노브스케상무를 사장자리에 앉히는 과감한 인사를 단행、 세계를 놀라게 했다. 소니가 14명의 선임이사 들을 두고 이데이씨를 단숨에 최고경영자에 기용한 것은 앞으로 멀티미디어 와 컴퓨터기술을 핵으로 한 체제를 조속히 구축하지않을 경우 살아남을 수없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고 전한다. ▼최근 이런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일본전자업체는 소니뿐만이 아니다. 다음세대 비즈니스필드를 향해 달려가기 위해서는 "톱교체"라는 극약처방까지 내려야 한다는 것이 요즘 일본가전업계의 사정이다. ▼최근 "엔고"라는 의외의 호재로 국내가전업체들이 들떠 있다. 그러나 "다음세대"라는 말에 초점을 맞추고 우리 가전업계를 들여다보면 반드시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