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전자3사는 경기호황에 편승、 "외형성장"과 "내실다지기"를 동시에 이룩했다. 여기에 금리인하와 임금인상률 하락、 엔고등 대내외적 경영 여건의 호전도 한몫해 기업의 투자 자산 및 자본의 효율적인 활용과 함께 수 익성 재무구조 등이 개선됨으로써 종전과는 다르게 "외화내화"의 양상을 보였다. 지난 93년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등 전자3사의 매출총액은 14조4천8 백19억원. 이것이 지난 94년에는 32.3%늘어난 19조1천6백51억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중소전자업체들이 내실위주의 경영합리화와 체질개선을 위해 갖가지시련을 겪고 있는 동안 전자3사는 쾌속성장을 해왔던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민총생산(GNP)은 성장률이 93년 5.6%에서 8%로 2.4% 포인트 늘어났다. 제조업분야의 성장률은 9.5%였다.
이것은 전자3사가 국내경제의 평균적인 성장속도를 능가하는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전자3사의 외형위주 성장추세는 매출액과 자산증가 추이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93년 13조9백2억원이었던 전자3사의 자산총액은 16조5천8백6 억원으로 26.6% 증가했다.
성장성을 나타내주는 매출액증가율을 보면 전자3사의 평균은 93년의 17.7% 에서 94년 28.2%로 10.5% 포인트 늘어났다. 그만큼 성장추세가 가속화됐다 는 뜻이다.
업체별로는 93년에 8조1천5백47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삼성전자가 41.2% 늘어난 11조5천1백80억원을 기록했으며 대우전자는 93년 2조37억원에서 94년 2조4천9백80억원으로 24.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LG전자는 94년 5조1천4백91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록、 지난 93년 4조3천2백35 억원에 비해 19% 신장했다.
전자3사의 이같은 매출확대에 편승해 수익성을 나타내주는 지표도 대부분 호전된 추세를 보였다.
매출액순이익률을 보면 삼성전자의 경우 93년의 1.9%에서 94년 8.2%로 늘어났으며 LG전자는 1.5%에서 2%로、 대우전자는 0.9%에서 1.4%로 각각 5%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자본에 비해 경상이익이 얼마나되는가를 나타내는 총자본경상이익률도 삼성전자가 5.7%에서 51.7%로、 LG전자가 3.0%에서 11.5%로 증가추세를 보였으며 지난93년 1.5%에 그쳤던 대우전자도 94년에 6%로 크게 높아졌다.
이것은 전자3사들이 외형성장을 하면서 "내실경영"을 실현했다는 점을 반증 해준다. 그러나 기업에 투자된 자산과 자본이 얼마나 활용됐는지를 의미하는 활동성 은 다소 개선됐으나 재무구조의 건정성을 나타내는 안정성은 여전히 부실한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1년동안 얼마나 활기있게 움직였는가를 나타내는 것은 활동성비율이 다. 이것은 기업에 투자된 자산과 자본이 얼마나 활용됐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회전율에 의해 표시되는데、 매출액을 총자본(총자본회전율)、 고정자산 (고정자산회전율)과 대비해서 산출한 비율이 이용된다.
활동성을 대표하는 총자본회전율의 표준비율은 2회이다. 1위인 LG전자(4.1 회)를 비롯 삼성전자(4회) 대우전자(3.3회)등이 모두 분주하게 움직였다.
또한 토지、 건물、 설비등 고정자산이 영업활동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비교할 수 있는 고정자산회전율을 보면 대우전자(4.5회)를 비롯 삼성전자(3.2 회)、 LG전자(2.8회)등의 비율이 표준비율 4회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설비투자가 영업활동에 다소 도움이 됐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전자3사의 이같은 활동성과는 달리 재무구조는 여전히 악화추세를 보였다.
기업의 재무구조가 얼마나 튼튼한지를 알아보기 위해 안정성비율을 이용하는데 이는 자산과 자본의 구성및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 로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많이 활용된다.
이 비율은 높을 수록 남의 돈에 의존하는 정도가 심한 것으로 표시된다. 표준비율은 1백%이다.
전자3사 가운데 표준 1백%이하인 업체는 한곳도 없다. 대우전자가 3백14% 로 가장높고 LG전자가 2백54%、 삼성전자가 2백17%선이다. 전자3사는 대부 분 남의 돈을 가지고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또 기업의 지급능력을 나태내는 유동비율은 표준비율이 2백%이다. 즉、 현금이나 예금(유동자산)이 지급어음이나 외상매입금(유동부채)의 2배정도는 돼야 기업이 안전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으나 전자3사중 이에 해당하는 업체 는 없다.
삼성전자가 1백17%로 표준비율에 가장 근접했고 대우전자가 1백6%、 LG전 자가 79%순이었다.
외형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재무구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전자3사들이 그만큼 속골병이 들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4분의 3이 넘는 엄청난 비중을 갖고 있는 3사가 이처럼 속골병이 들어 있다는 것은 우리전자산업이 그만큼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 될 수 있다. <금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