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 94년 결산분석-세트경기 호조 편승 "상승곡선"

지난해 국내 부품업계는 대부분 짭짤한 수익을 올리면서 장사를 잘한 것으로나타났다. 지난 93년부터 계속된 세계 전자경기의 활황세에 힘입어 매출 및당기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최근 주총을 마쳤거나 준비하고 있는 주요 상장업체들의 94년도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부품업계의 매출은 적게는 93년 대비 15%에서 많게는 48%까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심의 초점이 되는 당기 순이익은 매출 증가율보다 훨씬 커 93년 대비 1백% 이상 신장한 업체가 속출 했다. 그간 부품업계 최대 취약점은 매출이 늘어나도 당기 순이익은 제자리 걸음을하거나 오히려 줄거나 적자를 기록하는 것이었다. 세트업계의 지속되는 가격 인하 압력과 과당경쟁으로 이익을 실현하기 어려운 것이 구조적으로 고착돼 왔기 때문이다. 자본구조 자체가 견실하지 못한 중견부품업체들은 그래서 지난 한해 이익률 확보를 겨냥한 경영 활동에 주력했다. 이같은 실적은 그런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부품업계의 호황은 업종별로 특별한 편차를 보이지 않고 전부문에 걸쳐 상승세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세트경기의 호조가 부품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다시 국내 전체의 전자산업 경쟁력 강화로 "피드 백"될 수 있는최소한의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종합부품업체로는 삼성전기와 대우전자부품이 각각 30%와 20%의 매출 신장 률을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9천4백87억원、 대우부품은 1천4백11억원이었다.

전체부품업계 경기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하는 이들 회사는 특히 당기 순이익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기는 1백18억원의 당기순이익 이 발생했다. 국내 부품업체가 당기순이익 1백억원을 넘어선 것은 극히이례 적인 "사건"이다.

물론 업계에서는 창사 이래 최대 호황을 누린 이 회사의 이익률이 예상외로 저조하다고 지적한다. 순익 증가율이 7%에 머문 것이 그 증거라고 한다. 삼성전기 측은 이에대해 지난해부터 회계처리 방식을 변경、 감가상각 처리비 율을 높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종전의 결산방식으로 보면 순익이 더욱높아질 것이다.

대우부품의 당기 순이익은 35억원으로 무려 1백1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회사의 폭발적인 성장은 원가구조 개선작업과 함께 계열 세트업체인 대우 전자의 호조도 큰 힘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실적은 더욱 눈부시다. 이 중에서도 오리온전기의 약진 이 눈에 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6천6백86억원、 성장률은 40%이 다. 당기순이익 역시 2백억원을 기록、 무려 1백42%의 증가를 기록했다.

단일기업으로는 세계 최대의 브라운관 공급업체인 삼성전관은 1조3천7백50억 원의 매출에 매출 증가율은 13%이다. 전문업체로서 1조원이 넘는 외형을 갖추면서 신장률이 13%라면 대단한 호황을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관은 지난해 독일공장을 비롯、 해외공장의 경영 정상화가 큰 힘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당기순이익은 7백억원이었다.

PCB업계의 성적표도 "매우 우수"에 속한다. 가정용 전문업체인 대덕산업은 6백90억원의 매출에 65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순익 증가율은 무려 88%에 이른다. 산업용 제품 전문업체인 대덕전자 역시 비슷한 수준이다. 1백80억원의 매출을 기록、 28%의 외형 성장률을 보인 새한전자 역시 순익이 37%가 늘어난 5억원을 기록했다. 1백27억원의 매출을 올린 우진전자는 당기 순이익이 11억원으로 37%가 늘었다. 코리아써키트는 93년 대비 21%가 증가한 4백77 억원의 매출을 보였다.

콘덴서업체중 최대 순익 증가율을 보인 회사는 삼화전기다. 이 회사는 매출8 백72억원에 42억원의 순이익을 남겼다. 증가율은 1백10%. 삼영전자는 1천2 백8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이익은 1백40억원이었다. 삼영전자의 순익은 부품업체중 금융비용이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진 재무구조와도 관련이 있는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성문전자가 2백10억원의 매출과 8억원의 순이익을기록했다. 지난해 결산결과 단일업체로 주목되는 것은 데크업체인 한국마벨、 리드선 전문업체인 대아리드선、 수정진동자업체인 고니정밀이다. 이들은 모두 93년 도의 적자에서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증권가에서 부품업계의 총아로 등장했던 성미전자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광관련부품 업체인 이 회사는 정보통신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매출이 5백51억원을 기록、 48%의 증가율을 보였다. 순이익 역시 1백%가 늘어난 34억원에 달했다. <이 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