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여론마당] 케이블TV-"정부시책 미흡...불만족" 45.7

케이블TV사업자들은 정부의 케이블TV정책을 미덥지 않게 보고 있다. 또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무엇보다 정부가 사업자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선결과제로 여기고 있다.

이번 "케이블TV 사업실태조사"의 마지막 항목은 정부정책에 관한 질문이다.

응답자 가운데 케이블TV와 관련한 정부의 정책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자는 9.7%에 그쳤다. 이는 "불만스럽다"는 응답률(35.0%)은 물론 "매우 불만스럽다 는 응답률(10.7%)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정부정책이 보통이라는응답은 가장 높은 44.7%로 집계됐다.

케이블TV사업자들은 정부 정책에 대해 대체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셈이다.

이를 사업자별로 보면 "불만스럽다"는 응답비율에서 프로그램공급업체와 케이블TV방송국 사이에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매우 불만스럽다"는 응답비 율은 케이블TV방송국이 16.3%로 프로그램공급업체(8%)의 두 배에 이르는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컨버터및 전송망 설치미비 등 정부정책에도 일단의 책임이 있는 케이블TV사업의 현안이 프로그램공급업체보다는 바로 케이블TV방송국사업자가 직면한 문제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화수 기자> 그렇다면 정부 정책의 어떤 모습이 사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가장 많은 응답자들이 "정책의 일관성 부족"(27.7%)을 꼽았다. 케이블TV를 둘러싼 정부의 정책이 그동안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사업전개에 어려움이 컸다는 지적이다.

또 "준비소홀과 계획성 부족"(23.4%)도 정부 정책의 맹점으로 지적됐고 "비 현실적인 방송기기및 프로그램 수입의 제한정책"과 "타매체와 차별화하지 못하는 정책"(각 10.6%)도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이밖에 "사업자 분류및 사업 영역 제한의 비효율성" "금융및 기술 지원의 미흡"등이 지적됐다.

프로그램공급업체(PP)와 케이블TV방송국(SO)을 비교해보면 PP에서는 "정책의 일관성 부족"과 "비현실적인 수입제한"을、 SO에서는 "준비 소홀및 계획성 부족"과 "정책의 일관성 부족"을 꼽은 응답자가 많았다.

특히 SO에서는 주어진 항목 밖의 소수의견이 많았는데 대부분 특별소비세와 부가가치세등 세제정책이나 홍보정책과 관련한 것이다. 세제정책은 현실적으로 케이블TV 정책 자체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SO의 불만은정부부처간에 업무협조가 부족하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 케이블TV가 성공하기 위해 정책당국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사업자들은 정책당국에 대해 "심의규제 완화및 업체의 자율성 부여"(14.6%) 를 가장 많이 요구해 정책방향의 최우선 과제가 사업의 자율성 확보라고 응답했다. 이 항목은 특히 PP에서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제한된 외국프로그램 방영비율 과 교차소유 금지등으로 인해 프로그램공급사업의 전개에서 자율성이 많이침해되고 있다는 주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사업자들은 이밖에 "부가가치세 면제및 세제 혜택"과 "정책의 일관성"(각 13.6% 을 지적했고 "적극적인 홍보(9.7%) "전문인력 양성"(5.8%) "정부의 재정지원"(5.8%)등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결국 케이블TV사업이 각종 행정및 세제규제에 얽매여 사업전개에 어려움이 많다는 게 사업자들의 결론인 것이다. 특히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정부의 케이블TV정책이 자주 바뀌는 것도 장기적인 사업계획을 짜는 데 큰 어려움이라 고 사업자들은 한결같이 주장하고 있다.

최근 케이블TV업계에 새로운 관심거리로 떠오른 것은 3분할체제의 존폐여부 다. 우리의 케이블TV는 다른 나라와 달리 프로그램공급업체.방송국사업자.전송망 사업자 등 3분야로 사업영역을 나누는 독특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이 정책은 사업자들의 초기 투자부담을 적게 해준다는 이점이 있지만 장기적 으로 효율적인 사업전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3분할 체제와 직접 관련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정보통신부는 케이블TV사업 자에게도 통신사업의 참여를 허용할 방침을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현행 3분할체제에 대해 응답자의 28.2%만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응답했고 다른 응답자들은 "각 사업자간 의견조정과 협력이 제대로 안된다"(48.5%) 또는 "다른 쪽으로 개편돼야 한다"(18.4%)고 밝혔다. 특히 3분할체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응답은 PP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P3 2%、 SO 9.3%). 이는 주로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PP가 SO보다 자본력이 앞서는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따라서 정책당국이 앞으로 교차소유를 본격적으로 허용할 경우 SO보다 PP의참여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