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 밀수 다시 극성

CPU 밀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1일 관련 유통업계에 따르면 CPU 구득난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중순부터 용산전자상가및 청계천 세운상가를 중심으로 주당 최소 수백개에서 최대 1천~2천개씩의 CPU가 대만등지로부터 밀반입、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달 말까지만해도 1회 CPU밀수물량이 최고 2천개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한번에 5천개정도 유입되는등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밀반입되고 있는 CPU는 인텔사의 486계열 DX2/60、 66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대부분 대만의 전자상가에서 흘러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함 께 미국으로부터도 극소량 유입되고 있는데 주로 여행용 가방으로 들여오는이른바 "핸드캐리어"물량이며 컴퓨터 세트에 조립시켜 들여오는 1만개이상의 대규모 물량은 아직 없는 것으로 상가관계자들은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용산 조립PC업체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완전 동이 났던 CPU 가 지난달 중순부터 수백개씩 소량 밀반입되다 인텔의 공급중단으로 품귀현상이 심화되던 2월말경에는 2천개상당의 물량이 한꺼번에 유입、 유통됐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그래도 CPU구득난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최근에 5천 개가 긴급 밀반입돼 상가에 유통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텔사의 국내대리점들이 지난달부터 인텔의 공급 중단으로 사실상 현재 486 계열 CPU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이처럼 밀수입된 CPU가 대량 유통됨에 따라 전자상가의 CPU구득난은 현재 다소 해소될 기미까지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그동안 CPU구득난에다 CPU대체품인 ODP、 ODPR품귀사태로 제품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던 용산전자상가의 주요 조립PC업체들이 최근 제품 출시 를 본격화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PC시장및 주변기기시장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와함께 인텔의 CPU공급중단으로 천정부지로 치솟던 CPU가격도 최근 밀수입 된 CPU가 유통되면서 점차 정상가격을 찾아가고 있다. 현재 용산전자상가에 서 거래되는 486계열 CPU 가격은 17만~18만원선이다.

CPU밀수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은 대만등지에서의 구입가격과 국내 시판가격 이 4만~7만원까지 차이가 나 엄청난 차액을 남길 수 있는데다 최근 CPU가 동이 나면서 밀반입후 유통에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PC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도 매주 적게는 수백개씩、 많게는 1천~2천 개씩 뿌려지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라면 CPU수급이 다소 풀릴 것으로 보이며 곧 수천개가 추가 유입될 것이라는 설도 파다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용산전자상가에는 CPU를 밀수、 공급하는 개인이나 조직이 2~3개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수개 공급책이 이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있다. <김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