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부터 호황기에 접어든 국내 PC산업은 지난해초부터 시작된 폭발적인 수요확대에 힘입어 예상밖의 큰 성장을 거두었다.
지난해 국내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약 50%늘어난 1백20만대 규모를 형성、 처음으로 1조원을 상회하는 실적을 보였다.
기종별로는 386기종이 급격한 감소를 보이고 있는 반면 486기종이 급격한 상승세를 기록、 각각 6만대와 95만대 규모를 형성했다.
고성능 기종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486PC는 주력기종으로 정착되었고 펜티 엄은 지난해말 칩의 결함이 문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이상의 판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형 PC의 경우에도 486이 주력기종으로 바뀌면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 하는등 본격적인 성장단계에 진입했다.
10만대 이상이 될 것이라던 당초의 기대에는 못미쳤으나 전체 PC의 7% 수준 인 약 8만5천대 규모를 형성、 전년대비 1백% 이상 성장했다.
이전에는 노트북 PC가 데스크톱 기종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면서도 가격은 비싸 수요가 크게 늘지 않았으나 고성능.저가화가 빠르게 진전됨에 따라 향후에도 큰 폭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휴대형 PC도 데스크톱 PC와 마찬가지로 멀티미디어화가 가속되고 있으며 고유기술인 LCD기술이나 PCMCIA기술들의 발전이 두드러져 TFT 화면이나 듀얼 스캔 LCD를 채용한 고급제품이 다수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이와함께 지난해 상반기부터 발표되기 시작한 멀티미디어 PC는 지난해 하반 기에 들어서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 지난해 말경에는 전체 PC의 50% 가량이 멀티미디어 기능을 갖추었으며 올해는 70% 이상 더욱 증가할 것으로보인다. 멀티미디어 PC 기능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MPEG를 이용한 동화상 지원기능인데 올해는 동화상 지원기능도 기본시스템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멀티미디어 기능을 보다 확실하게 발휘하기 위해 시스템도 펜티엄으로 격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멀티미디어 PC는 기존의 음악카드와 CD롬 중심에서 DSP기술의 등장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즉 DSP칩 하나를 이용해 팩스모뎀.음악카드.비디오폰 등 SW만 공급하면 동시 에 여러가지 기능을 할 수 있게됐다.
이제는 거의 모든 가전기기와 PC의 연결이 기술적으로 가능한 시점에 이르렀으며 올해는 이러한 기술적 발전을 배경으로 PC와 가전의 연결분야의 발전도 두드러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국내 PC산업은 이처럼 지속적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으면서도 몇가지 해결해야할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우선 판매 측면에서는 내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데 반해 개발.생산 측면에서는 외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들수 있다.
국내 부품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대기업과 전문기업.중소기업 간의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이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또 휴대형 PC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응용소프트웨어가 부족하고 통신 네트 워크나 교환기 기술같은 주변기술이 낙후한 것도 커다란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각종 기술의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며 휴 대형 PC에 적합한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등 전반적인 주변기술의 개발이 시급하다. 이밖에도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타이틀이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미국에서 개발된 것이라는 점도 시정되어야할 문제.
국내 멀티미디어 PC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우리 정서에 맞는 국산 타이틀 개발과 신뢰성과 호환성이 있는 제품을 개발하려는 하드웨어 업체들 의 노력도 필요하다.
멀티미디어 PC는 아직 국제표준이 수립되어 있지 않은 분야가 많아 국제표준 을 제정함에 있어 국내실정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정책적 노력도 요구 된다. <김순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