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재료산업을 살리자 (6);유전재료

유전재료(유전체)는 커패시터(축전기)성분을 나타내는 기능성 세라믹스재료 로 이동통신 등 차세대 정보통신기기용 핵심부품에 활용가치가 무궁무진한 차세대 유망재료다.

MLCC.고주파필터(밴드패스필터:BPF.듀플렉서필터 등).리조네이터 등 유전부 품과 VCO(전압제어발진기).LNB(위성방송수신 컨버터).유전체 안테나.무선LAN 등 각종 초소형 정보통신부품들은 유전체기술에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때문에 정보통신기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고기능성 유전체 의 개발과 이를 탑재한 초소형 통신부품 기술확보가 세계적으로 중요한 관심사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많은 통신부품들 중에서도 3백MHz~30GHz대 고주파영역의 주파수통과 필터에 폭 넓게 사용되며 향후 거대한 시장을 답보한 "유전체필터"는 고기능 유전체 개발에 생사가 달려있다.

유전체필터는 주로 외부에서 전달되는 많은 무선주파수중 원하는 주파수대역 의 신호만을 걸러 전달하는 필터로 소자인 공진기의 개수에 따라 2폴(pole)~ 3폴을 보통 BPF(대역통과 필터)라 하며 4폴 이상을 듀플렉서로 구분한다.

그러나 유전체필터는 대개 고유전율및 고Q.F(사용주파수별 저손실)값、 그리고 온도안정성이 중요하게 고려된다. 유전율은 원하는 주파수 대역의 신호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흡수하느냐의 기준이 된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통신기기가 다 고유전율을 갖는 유전체를 필요로 하는것은 아니다. 부품의 소형화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위성방송기기 등에서는유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제품도 긴요하게 쓰일 수 있다. 그러나 코드리스폰.휴대폰.무선호출기 등 초소형 이동통신단말기는 고유전율유전체 개발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유전율은 필터소자의 크기와 반비례한다. 때문에 유전율 을 높이면 결국 부품、나아가 세트자체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현재 유전체 필터 역시 무라타.마쓰시타 등 일본의 아성이다. 이들은 아예 유전체필터개발의 핵심인 조성재료에 두가지 특허를 걸어 후발국의 추격에 쐐기를 박았다. (ZnSn)O₁를 원료로 하는 유전율 40이하와 희토류계 원소와B aO、 TiO⁴.ZrOⁿ를 결합한 유전율80이상의 재료가 그것이다. 일본은 이에따라 유전율 1백~1백10대의 고성능 유전체를 바탕으로 BPF 및 듀플렉서 필터 등 1천5백억원으로 추정되는 전세계 유전체 필터 시장을 거의석권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전체기술을 기본으로 1ℓ미만의 초소형 듀플렉서 필터와 3mm 대의 리조네이터 등을 상품화했다. 또 스트론튬(Sr)、 칼슘(Ca)、 납(Pb)、 티타늄(Ti) 등을 혼합한 유전율 2백50대의 고성능 유전체 개발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2000년대 정보통신산업 및 부품산업의 세계선두권진입을 노리고 있는 우리나라는 그 뿌리에 해당하는 유전체기술에서 크게 낙후돼 있다. 고유전율 재질 을 근간으로 하는 유전체필터분야도 1백70억원으로 추정되는 시장을 고스란히 일본에 내준 실정이다.

이에따라 쌍신전기.세광세라믹스 등 중소업체들과 삼성전기.동양시멘트.쌍용 양회.삼성코닝 등 대기업들이 유전체필터의 국산화를 대대적으로 추진중이며 KIST세라믹개발팀을 중심으로 1백 이상의 고유전을 갖는 유전체개발이 착실 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원천적으로 회로설계기술이 떨어지고 무엇보다 BPNT(Bu-O, PbO, Nd⁴ Oⁿ, TiO⁴) 등 유전율을 높이는 기초원료에 해당하는 물질에 대한 원천기술 이 부족한데다 이들 재료를 전량 수입할 수밖에 없어 보다 치밀한 대책마련 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이동통신기기의 경쟁력강화차원에서도 고주파용 유전체필터의 국산화가 절실하다"며 "이를 위해 일본기술보다 개량된 특허대책과 고유전율 유전체개발、 회로기술.도금 등 공정기술의 확보와 고주파특성평가기술확보등이 선결과제"라고 지적한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