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컴퓨터본체 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주변기기 산업도 크게 성장한 한 해였다.
주변기기 가운데 보조기억장치산업은 PC의 고속화.다기능화와 멀티미디어 기능의 신규등장으로 대용량 HDD시장은 크게 신장한 반면 FDD는 용량의 한계로 인해 CD롬드라이브에 밀려 정체현상을 나타내는등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HDD의 세계시장 규모는 약 6천만대(2백30억달러)를 형성、 15%이상 의 성장세를 보인 반면 FDD는 93년 대비 9% 성장한 약 7천만대 규모를 형성 하는데 그쳤다.
국내시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을 나타내 HDD의 경우 1백40만대 가량의 규모를 형성했으며 FDD의 경우는 2백64만대 규모를 이루었다.
이같은 현상은 올해도 지속돼 HDD는 약 7천만대(2백68억달러) 가량의 세계시장과 1백56만대 가량의 국내시장을 형성할 전망인데 반해 FDD는 지난해와 비슷한 소폭 성장세를 기록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보조기억장치와 더불어 큰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프린터 산업은 보급형 컬러잉크제트 프린터와 저가의 보급형 레이저프린터가 등장으로 일반 보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지난해 약 75만대 (4천2백억원)규모의 국내시장규모를 형성 、 PC산업의 뒤를 이어 국내 정보산업계의 주력산업으로 부상했다.
이 가운데 잉크제트가 43만대로 전체의 약57%를 차지했으며 도트프린터가 17만대로 약22%、 레이저프린터가 15만대로 약 21%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각각 형성했다.
올해는 잉크제트프린터가 60만대、레이저프린터가 20만대、 도트프린터가 10 만대 가량 각각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윈도즈 환경에서 빠른 프린 팅을 지원하는 프린터가 대거 출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PC환경이 윈도즈로 돌아서고 있는데다 각 업체가 사용하는 프린터 엔진이 비슷하기 때문에 더이상 하드웨어 기술만 가지고는 제품을 차별화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LCD 및 모니터 등의 표시장치 산업도 PC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호황을 누렸으며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LCD산업은 TFT 컬러 LCD의 등장으로 노트북PC등 휴대형 PC에 본격적으로 탑재되기 시작하면서 최근 10년간 생산규모가 약 10배 가량 확대됐다. 그러나TFT 컬러 LCD는 아직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단점으로 작용、 올해 세계적으로 약 1천만대 정도의 수요가 예상되는 노트북PC 가운데 약 80%는 STN형 컬러LCD를 채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니터시장에서는 17인치 고해상도 모니터의 성장도 두드러지긴 했지만 사용자 편의를 위한 각종 기능을 채택한 다양한 제품들이 대거 출시된 14인치 제품이 주종을 이룬 한해였다.
국내 14인치 모니터 시장은 삼성전자가 약 80%를 점유하고 있으나 현대전자 등 다른 업체들도 시장확대를 위한 신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저가이면 서도 성능이 우수한 대만산 모니터가 가세、 시장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 CRT 제조수준은 그동안의 지속적인 기술개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낙후되어 있다. 특히 15인치 이상의 고해상도 제품은 수준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단지 삼성전관에서 17인치 CRT를 상품화、 고해상도 CRT 분야를 선도하고 있지만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으로 기초재료 분야의 투자가 시급한실정이다. 한편 국내 전송기기산업은 9천6백bps급에서 2만8천8백bps급으로 모뎀 의 고속화 추세가 지속되고 시장규모도 점차 커가고 있지만 가격덤핑같은 출혈경쟁이 심해 94년에 이어 올해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의 경우 생산대수를 기준으로 보면 93년보다 1백30%나 성장했지만 금액기준으로는 80% 성장하는데 그쳐 결과적으로는 생산업체의 채산성이 악화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대략 30여개에 이르는 팩스모뎀 취급업체들 가운데 대만산이나 미국산 수입품만을 취급하는 업체들이 상당수 있고 기존 모뎀업체들조차 극히 일부업체를 제외하고는 외장형 모뎀등은 대부분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어 국산 제품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모뎀을 국제경쟁력이 있는 품목으로 보고 이 분야에 대한 자금과 기술지원계획을 내놓았고 일부 업체에서는 수출 전담부서를 마련、 해외시장 공략을 준비중이나 모뎀이 국제경쟁력을 갖기에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김순기기자>